성유리 닮은 미녀 여경 ‘유일한 여성 경비경찰’ 된 이유 보니…

성유리 닮은 미녀 여경 ‘유일한 여성 경비경찰’ 된 이유 보니…

입력 2014-11-10 10:35
수정 2014-11-10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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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유일 집회시위 진압 담당 여경 고숙형 경장

“집회시위 참가자 절반이 여성입니다. 남성의 영역으로 인식되는 경비 업무에도 여성이 진출해 공감 능력과 부드러움이라는 강점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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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에서 집회시위 현장을 관리하는 유일한 여성 경비 경찰인 종로경찰서 경비과 진압 담당 고숙형 경장(31·여). 그는 가냘픈 몸에 2㎏가량 되는 묵직한 무전기 두 대를 매달고 집회 구석구석을 누비면서 쉴 새 없이 무전을 치고 폴리스 라인을 설치한다.  고숙형 경장 제공
서울 시내에서 집회시위 현장을 관리하는 유일한 여성 경비 경찰인 종로경찰서 경비과 진압 담당 고숙형 경장(31·여). 그는 가냘픈 몸에 2㎏가량 되는 묵직한 무전기 두 대를 매달고 집회 구석구석을 누비면서 쉴 새 없이 무전을 치고 폴리스 라인을 설치한다.
고숙형 경장 제공
10일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이 경찰서 경비과 진압 담당 고숙형 경장(31·여)은 서울 시내에서 집회시위 현장을 관리하는 유일한 여성 경비 경찰이다.

그는 가냘픈 몸에 2㎏가량 되는 묵직한 무전기 두 대를 매달고 집회 구석구석을 누비면서 쉴 새 없이 무전을 치고 폴리스 라인을 설치한다.

이곳 경비과는 많게는 기동대 수백 개 부대를 지휘하며 집회 현장 질서를 유지한다. 광화문광장과 청와대가 있어 집회·시위가 집중되는 지역 특성상 고 경장이 나가는 현장은 하루에 10여 곳이 넘는다.

고 경장은 ‘4수’ 끝에 지난 2009년 6월 순경 공채로 경찰에 입문, 여경 기동대와 수원 남부서 수사과를 거쳐 작년 10월 종로서 여성청소년과로 발령받았다.

그는 작년 연말 참가자 1만 명 규모의 대형 집회에 동원돼 근무하면서 현장의 매력을 느끼고 경비과 근무를 결심, 경비과장을 직접 찾아갔다.

진심이 통했는지 고 경장은 지난 2월부터 경비과에서 9개월째 근무하고 있다.

고 경장은 “여경 근무 선례가 없어 받아주지 않을까 봐 내심 걱정했지만 열의 때문인지 흔쾌히 허락받았다”고 전했다.

업무에 익숙해지기까지 시행착오도 많았다. 각종 작전용어는 낯설었고 무전 치는 것도 힘들었다. 기동대들이 배치된 위치를 몰라 현장에서 갈팡질팡하는 나날을 겪기도 했다.

업무에 적응해도 여성인지라 남성에 비해 약한 체력 문제가 그를 힘들게 했다.

일주일 내내 집회가 이어져 ‘주7일’ 근무나 밤샘은 예사였다. 월드컵 응원, 천주교 시복식, 세월호 집회가 이어질 땐 귀가는커녕 사무실에서 쪽잠을 자고 다시 현장에 나가야 했다. 이 때문에 체력의 한계에 봉착하기도 했다.

그는 “여자라서 힘든 내색을 하는 것이 싫었다”며 “틈틈이 쉬고 오라는 동료의 배려가 고마웠지만 한편으로 남자 한 명 몫을 거뜬히 해내겠다고 이를 악물었다”고 털어놨다.

여경 선배가 없어 힘들었지만 집회·시위 관리에 여성의 강점이 십분 발휘될 수 있는 측면도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고 경장은 “신고 범위를 넘거나 사고가 우려될 때 시위대를 제지하는데 이때 종종 마찰이 생긴다”며 “특히 여성 시위자들과 얘기를 하면 공감능력 때문인지 현장 상황이 부드럽게 잘 풀릴 때가 많다”고 전했다.

심정적 고충도 털어놨다.

지난 9월 광화문광장에서 ‘삼보일배’로 청와대로 가려는 세월호 유가족들을 제지할 때 힘들었다는 고 경장은 “자식 잃은 부모들의 절규에 눈물을 글썽이면서도 법을 집행했는데 이럴 땐 마음 한쪽이 아리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여자로서 새로운 곳에 도전했다는 이유로 주목을 받았는데 이젠 능력으로 인정을 받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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