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어 싹쓸이해 생존권 위협 느껴” 어선 80척 집결… 피해보상 촉구
인천 옹진군 서해5도 어민들이 중국어선들의 불법조업에 항의해 26일 어선을 몰고 대규모 해상 시위를 벌였다.
옹진군청 제공
26일 인천 옹진군 대청도 인근 해역에서 중국어선 불법조업 피해보상과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하는 어민들이 시위를 벌인 뒤 백령도로 돌아가고 있다.
옹진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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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민들은 “생업을 포기하고 해상 시위에 나섰다”며 “우리의 생존권을 지킬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없어 선택한 시위”라고 목청을 높였다. 중국어선 700~1000척은 선단을 이뤄 지난 4일부터 대청·백령도 어장에 들어와 치어까지 싹쓸이하고 어구, 어망을 파손해 어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오래전부터 중국어선들이 우리 해역에서 불법조업을 해 왔지만 많아야 200~300척이었는데 500척이 넘는 선단이 조업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시위에 참가한 어선들은 이날 대청도에서 서해를 따라 경인아라뱃길을 거쳐 여의도까지 이동할 예정이었으나 해경과 옹진군 어업지도선 등의 만류로 오전 11시 30분쯤 대청도로 돌아갔다.
어민들은 다음달 초까지 해양수산부 등 관계 기관이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해상 상경 시위를 다시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 20일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중국어선 불법조업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단속에 저항하는 중국어선들의 폭력 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함정, 헬기, 특공대로 구성된 중국어선 전담 단속팀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서해5도 어민들은 직접적인 피해 보상책이 빠졌다며 반발하고 있다.
올해 서해5도 해상에서 불법조업을 하다 나포된 중국어선은 모두 34척으로 선원 53명이 구속되고 41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2012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62척과 42척이 나포됐다. 인천경실련은 이달 대청도 어장 어구 피해액만 7억 6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2014-11-2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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