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사기’ 이숨 관련 의심…‘금품거래 전면부인’ 최 변호사 주장과 달라
100억원대 부당 수임료를 챙긴 혐의를 받는 최유정(46·구속) 변호사가 대여금고에 13억여원을 보관해 둔 사실이 드러났다.검찰은 거액 수임료를 부인해온 최 변호사가 문제의 자금 일부를 은닉한 증거로 보고 남은 돈의 행방을 쫓는데 진력하고 있다.
19일 검찰에 따르면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전관 로비 의혹 등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는 11일과 16일 최 변호사와 가족의 대여금고를 차례로 수색했다.
당시 최 변호사 측이 개설한 대여금고에서 현금과 수표 등 13억여원이 보관됐음을 확인하고서 모두 압수했다.
8억여원은 현금이고 나머지는 수표였다. 이 돈이 부당 수임료로 판명되면 몰수한다.
부장판사 출신인 최 변호사는 지난해 도박혐의로 재판받던 정 대표와 투자사기로 수감된 이숨투자자문 실질대표 송창수씨로부터 50억원씩 총 100억원을 수임료로 챙긴 혐의를 받는다.
정 대표가 준 50억원 중 30억원은 뒤늦게 반환했다. 나머지 20억원은 재판에 참여한 다른 변호사들과 나눴기에 거액 수임료가 아니라는 게 최 변호사의 주장이었다.
송씨로부터 50억원을 받았다는 혐의는 전면 부인했다. 금품거래가 없었을 뿐 아니라 이숨투자자문 투자 사기 사건의 변론 자체를 맡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검찰은 대여금고 개설 시기 등에 비춰 13억여원에는 이숨 사건과 관련한 송씨 돈이 많이 포함됐을 것으로 판단한다. 일부는 정 대표 구명 로비 목적으로 받았을 것으로 의심한다
수표가 함께 발견된 만큼 어떻게 조성된 자금인지 추적을 병행한다.
최 변호사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함구하거나 혐의점을 부인하는 태도로 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여자금 은닉 자금은 이를 뒤집을 증거여서 검찰 수사에 속도가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른 대여금고 등 자금 은닉처가 추가로 발견될 수도 있다.
검찰은 수임료 명목 100억원 중 57억원 정도의 행방을 쫓고 있다. 어디에 사용되거나 숨겨졌는지 아직 파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관로비 의혹에 연루된 브로커 검거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정 대표 측으로부터 로비 자금 명목 등으로 7억여원을 받아간 혐의를 받는 이모씨 찾으려고 여동생 집을 압수수색 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숨투자자문 실질대표 송씨 등으로부터 로비 자금을 챙긴 혐의 등을 받는 또 다른 브로커 이모씨도 연고지와 지인 등 주변을 탐문하면서 쫓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과거 행적에서 추적을 시작했기에 시차가 약간 있지만, 브로커 두 명은 모두 국내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검찰은 정 대표 상습도박 수사 당시 선임된 홍만표 변호사를 이르면 다음주 초 소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홍 변호사는 정 대표 사건 외에도 다른 형사사건에서 수임료를 받고 탈세했거나 다른 변호사를 내세워 ‘우회 수임’을 한 의혹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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