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폐 의혹·보고누락 관련…“특별조사단에 방침 명확히 통보”학교전담경찰관은 동성 학생만 상담…전문성 강화 추진
강신명 경찰청장은 최근 부산에서 불거진 학교전담경찰관(SPO) 비위와 관련, 내부 보고와 대응 과정의 문제점 조사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자신도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강 청장은 4일 기자간담회에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경찰청장도 조사할 일이 있으면 당연히 해야 한다는 방침을 특별조사단에 명확히 통보했다”며 “조사단에서 조사를 진행 중이니 절차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부산에서는 SPO 2명이 여고생들과 부적절한 성관계를 하는 비위를 저질렀으나 해당 SPO의 소속 경찰서-부산지방경찰청-경찰청에 이르기까지 사건을 은폐하고 보고를 누락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특별 감찰조사가 진행 중이다.
강 청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현재 1천200명 수준인 SPO를 장기적으로 심리상담사나 교직 등 전문 영역 경력자로 대체하는 전문성 강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여학교에는 가능한 한 여성 SPO, 남학교에는 남성 SPO를 배치하고, 남녀공학에는 남성과 여성 SPO를 2인1조로 배치하되 상담 업무는 학생과 같은 성별의 경찰관이 맡도록 해 성 관련 비위 가능성을 최대한 차단하기로 했다.
SPO가 전국에 전면 도입된 2012년 당시보다 상담교사 등 일선 학교의 학교폭력 대응 역량이 확충된 만큼 경찰은 범죄로서 학교폭력 예방과 대응에 주력하고, 일반적인 학생 상담은 학교에서 맡도록 직무 전문화도 추진할 방침이다.
강 청장은 SPO, 학대전담경찰관(APO) 등 전담 경찰관 분야를 늘린 것이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는 지적에 “천부당만부당한 지적으로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며 “지금은 범죄 예방과 피해자 사후 보호까지하는 것이 경찰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경찰청은 최근 황운하 경무관(경찰대 교수부장·경찰대 1기)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강 청장(경찰대 2기)을 공개 비판한 행위가 복무규율 위반에 해당하는지 검토하고 있다.
강 청장은 “누구든 여러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기본 전제를 하고 있지만, 이야기나 표현이 조직의 복무규율을 저해했는지를 놓고 말의 내용과 절차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경무관은 앞서 6월25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에서 “(강 청장은) 조직의 과제 해결보다는 자리보전 또는 퇴임 후 또 다른 자리 욕심에 매몰돼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직접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강 청장은 “경찰관의 SNS 이용에 관한 내부 매뉴얼과 규칙이 있다”며 “내용 면에서 복무규율을 위반했는지, 그다음으로 절차적으로 적절했는지를 검토하겠다는 뜻”이라며 “감찰 착수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다만 강 청장은 황 경무관의 글에 대해 “경찰청장 개인이 아니라 한 기관으로서 경찰청장에 대한 이야기로 봐야 한다”며 “제 입을 통해 (입장을)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강 청장은 한류스타 박유천(30)씨의 성폭행 의혹 수사와 관련해서는 “오래되고 물증이 없더라도 피해자 진술이 일관되고 사리에 맞다면 유죄 선고된 판례가 많다”며 “이런 부분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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