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터 같은 재해현장’ 이재민들 “또 무너질까 잠도 안 와”

‘전쟁터 같은 재해현장’ 이재민들 “또 무너질까 잠도 안 와”

입력 2016-07-06 17:16
수정 2016-07-06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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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석 피해 전주 콩나물공장 ‘2차 피해 우려’…“폭우에 복구작업 시작도 못 해”

“아직 복구작업을 시작도 안 했는데 비가 또 억수같이 쏟아지니까 잠도 안 와.”

지난 4일 전북 전주에 내린 폭우에 1t 크기의 낙석이 콩나물공장 지붕 위로 떨어져 피해를 본 최모(59)씨는 야속하게 쏟아지는 장맛비를 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연일 계속된 비에 복구작업은 아직 시작조차 못 해 낙석에 맞아 부서진 건물 잔해가 공장 주변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다.

건물에 부딪혀 산산이 조각난 바위 파편은 휘어진 슬레이트 지붕과 집 기둥과 뒤엉켜 전쟁터를 연상시켰다.



전주시 덕진구 진북동 어은골 안쪽 20∼30m 높이 암벽 바로 앞에 있는 이 공장은 올해까진 피해가 없었지만, 주민 모두가 ‘언젠간 사달이 날 것’이라며 입을 모을 정도로 위험에 노출돼 있다.

깎아지는 듯한 절벽에 불안한 듯 매달린 바윗덩어리들은 언제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위태로워 보였다.

구청에서 나온 직원은 혹시나 모를 2차 사고를 막기 위해 복구작업 전까지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사고도 사고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조성된 이 마을은 복구작업을 하기에도 최악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암벽 밑에는 무허가 주택과 작은 크기의 건물이 빽빽이 들어서 있고, 골목도 좁아 복구 작업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굴삭기나 화물차를 대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사람 여럿이 들어가 작업을 하기도 버거워 보였다.

갑작스레 당한 재해에 복구작업도 더디게 진행되자 주민들은 불안에 떨었다.

주민 정모(71·여)씨는 “낙석이 떨어질 때 소리가 하도 커서 무슨 폭탄이 터지는 줄 알았다”며 “복구작업이 언제 끝날지도 모르겠고 밤마다 빗소리만 들어도 불안하고 걱정이 된다”고 하소연했다.

암벽 밑에 사는 주민들은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현재 경로당에 대피해 생활하고 있다.



주민들은 우레같이 쏟아지는 비에 언제 또 ‘폭탄 같은’ 낙석이 떨어질까 두려움에 떨고 있다.

복구작업을 맡은 전주시도 불안해하는 주민들을 위해 복구작업을 서두르고 싶지만, 계속되는 장마에 7일이나 돼야 본격적인 작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주시는 장마철이 지나는 대로 이 지역에 대한 정비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일단 올해 말까지 암벽 인근 주민에 대한 보상을 진행하고 내년 2월부터는 철거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종엽 전주시 시민안전담당관은 “사고가 난 지역은 재해위험지구로 절개지가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어 매우 위험한 곳”이라며 “주민들이 불안해하는 만큼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복구작업을 마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5월 이 지역에 대해 정밀안전진단을 마치고 국민안전처에 사업비 예산을 요구한 상태다”며 “앞으로 언제 또 재해가 날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장마철에 긴급복구작업을 마치고, 암벽 주변 거주지를 철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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