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파문’ 불똥 튄 육영수 여사 생가…방문객 급감

‘최순실 파문’ 불똥 튄 육영수 여사 생가…방문객 급감

입력 2016-11-12 15:07
수정 2016-11-12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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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다녀간 청주 삼겹살거리 식당들, 기념사진 떼어내

‘최순실 파문’ 불똥이 충북에 튀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의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박근혜 대통령 외가인 충북 옥천의 고(故) 육영수 여사 생가을 찾는 방문객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

박 대통령이 2014년 7월 다녀간 이후 ‘박 대통령 마케팅’으로 특수를 누렸던 청주 서문시장 내 삼겹살거리도 유탄을 맞았다. 식당들은 내부 벽에 걸어놓았던 박 대통령 방문 기념사진을 떼어냈다. 손님들이 박 대통령 사진에 거부감을 드러내서다.

10월 하순에서 11월 초순은 절정을 맞은 단풍을 즐기려는 행락객이 몰리는 시기다. 이맘때면 육 여사 생가 역시 나들이에 나섰던 방문객들이 대거 몰리곤 했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육 여사 생가를 찾는 방문객 수는 해마다 조금씩 줄었지만 최순실 파문이 본격화된 지난달 하순부터 눈에 띄게 줄었다.

12일 옥천군에 따르면 옥천읍 교동리에 자리 잡은 육 여사 생가는 육 여사가 박정희 전 대통령과 결혼하기 전까지 유년과 학창시절을 보낸 곳이다.

원래 조선 후기에 지어진 99칸의 전통 한옥이었는데, 낡아 허물어진 것을 옥천군이 37억5천만원을 들여 2011년 5월 복원했다.

대통령 선거가 있던 2012년 ‘박 대통령 효과’ 덕에 입장객 수가 한해 38만1천202명에 달해 정점을 찍은 뒤 2013년 22만2천301명, 2014년 20만9천297명으로 해마다 줄었다.

지난해에는 20만명이 채 안 되는 19만4천77명이 육 여사 생가를 찾았고 올해 들어 지난 9일까지 방문객은 15만7천529명에 그쳤다.

특히 최순실 국정 농단 의혹이 터진 이후 방문객 감소 폭이 더욱 두드러졌다.

지난달 중순(10월 11∼20일) 육 여사 생가를 찾은 방문객은 9천290명에 달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3%(1천631명) 많았다.

이런 추세라면 단풍 절정기인 지난달 하순(10월 21∼31일)과 이달 초순(11월 1∼9일)에는 더 많은 방문객이 몰렸어야 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지난달 하순 입장객은 7천499명으로 열흘 전 같은 기간보다 19.3%(1천791명) 줄었다. 작년 같은 기간 1만874명보다는 31%(3천375명)나 감소했다.

이달 들어서는 지난달 중순의 절반에 못 미치는 4천503명만 다녀갔다. 작년 같은 기간 6천629명보다는 32.1%(2천126명) 적다.

지난달 중순 이후 20일이 채 안 되는 기간에 작년 같은 기간보다 1만명 가깝게 줄어든 셈이다.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국민적인 분노가 육 여사 생가 방문객 감소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옥천군 관계자는 “작년 이맘때 방문객이 다른 해에 비해 유독 많았기 때문에 큰 폭으로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예년과 비교해 특별히 달라는 건 없다”고 말했다.

청주의 대표적인 먹을거리 골목인 서문시장 내 삼겹살거리에도 한파가 닥쳤다.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고객이 줄기 시작하더니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이후 매출 감소가 두드러졌다며 상인들은 울상을 짓는다.

한 식당 주인은 지난달 매출이 평균 20∼30% 줄었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삼겹살거리 식당들은 점포 내 벽에 걸어놨던 박 대통령 사진을 대부분 떼어냈다. 박 대통령이 2014년 7월 1일 삼겹살거리를 찾아 상인들을 격려하며 함께 찍은 기념사진들이다.

이곳에는 15개의 삼겹살 전문 식당이 있다. 박 대통령과 함께 사진을 찍었던 상인 9명이 자신의 식당에 박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걸어 홍보해 왔으나 1곳을 제외한 식당 8곳이 사진을 치웠다.

한 상인은 “박 대통령 마케팅으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렸는데 지금은 정 반대의 상황이 됐다”며 “새로운 홍보 마케팅을 강구해야 할 처지”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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