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농가 반경 10㎞에 150농가 오리·닭 200여만마리 사육
충북 음성의 한 오리 사육농가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의심 증세가 발견돼 방역 당국이 초긴장 상태다.음성군과 인접한 진천군은 전국에서도 오리, 닭 등 가금류 사육이 집중된 곳으로, 2년 전인 2014년 180만 마리를 살처분한 악몽이 있는 이 지역 축산 농가들은 AI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공포에 떨고 있다.
음성군은 지난 16일 오전 음성군 맹동면 용촌면의 한 육용 오리 사육농장에서 AI 의심 신고가 들어오자 초동 방역팀을 긴급 투입해 후속 조치에 나섰다.
이 농가에서 시료를 채취, 도 축산위생연구소에 정밀검사를 의뢰하고 2만여 마리의 오리를 모두 살처분했다.
도 축산위생연구소의 간이 검사에서는 AI 양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밀검사 결과는 오는 18일께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AI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방역 당국은 보고 있다.
문제는 맹동면을 중심으로 오리·닭 사육 농가가 집중돼 있다는 것이다. 맹동면과 인접한 진천군의 덕산면, 이월면, 초평면 등에도 가금류 사육농가들이 몰려있다.
실제 AI 의심 농가 반경 3㎞ 이내에는 진천군까지 포함해 50여 농가에 70여만 마리의 가금류가 있고, 범위를 반경 10㎞로 넓히면 규모는 150여 농가, 200여만 마리로 늘어난다.
이렇게 밀집돼 있다보니 일단 한 곳에서 AI가 발생하면 순식간에 음성·진천군 전체로 확산하는 양상을 보인다.
사상 최대 규모의 피해가 발생했던 2014년 AI가 대표적이다.
그해 1월 27일 진천군 이월면의 한 오리 사육농가에서 AI가 처음 발생한 것을 시작으로 80여 일간 진천은 물론이고 음성, 증평까지 휩쓸었다.
당시 108개 농가의 가금류 180만9천 마리가 살처분돼 이들 지역 가금류 축산 기반을 초토화시켰다.
진천군의 한 축산농민은 “2년 전 AI가 발생해 자식처럼 키웠던 오리를 모두 살처분했던 악몽이 떠오른다”며 “의심 증세가 발견된 농가의 AI가 양성이 아니기를 간절히 기도할 뿐”이라고 걱정했다.
음성군과 진천군은 가금류 사육농가에 출입 자제와 소독 강화를 지시하고 공동방제단을 운영해 소독을 강화하고 있다.
AI 의심 농가 주변 10곳에 통제 초소를 설치하고, 현재 4곳인 거점 소독소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진천군 관계자는 “정밀검사에서 양성이 나올 것에 대비해 AI 의심 농가 주변 3㎞와 10㎞에 방역대 설치 등을 준비하고 있다”며 “축산농가에도 방역 강화에 나서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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