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촛불집회 “드디어 우리 주말을 찾았습니다!” 환호성

마지막 촛불집회 “드디어 우리 주말을 찾았습니다!” 환호성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17-03-11 18:03
수정 2017-03-1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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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으로 모이는 시민들
광화문으로 모이는 시민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 후 처음으로 맞는 주말인 1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모이자! 광화문으로! 촛불 승리를 위한 20차 범국민 행동의 날’이라는 이름의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광화문광장의 북서쪽 방향으로 박 전 대통령이 여전히 머물러 있는 청와대가 보인다.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 이튿날인 11일 오후 5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20차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촛불집회는 매주 열리던 정기집회 대단원의 막을 의미했다.

134일간 한결같이 주장한 탄핵을 끌어낸 집회는 축제의 장이었다. 하지만 집회의 시작은 전날 탄핵 결과에 대항하다가 부상을 당해 세상을 떠난 3명의 탄핵반대측 집회참가자에 대한 조의로 시작됐다. 연단에 선 퇴진행동 관계자는 “탄핵 반대 집회참가자 중 세 분이 사망한 데 조의를 표하고 진심으로 유가족에게 위로 말씀 올린다”며 “평범한 시민이 불행해지는 일이 발생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곧이어 “드디어 촛불이 승리했다, 우리 국민 모두의 승리다”라고 말했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는 글귀를 적은 풍선이 떴고 시민들은 ‘이게 나라다, 이게 정의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세종대왕 동상 주변에 들어선 화환들은 ‘촛불이 어둠을 이겼다’, ‘축 탄핵’ 등의 글이 적혀 있었다.

시민들은 드디어 평온한 주말을 맞게 됐다며 기뻐했다. 박모(40)씨는 “촛불이 괴물 같은 존재를 이겼다고 하지만 청산해야 할 적폐가 많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며 “주말을 되찾은 것에 대해 너무나 기쁘지만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 되지 않도록 국민들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설모(29·여)씨는 “박 전 대통령은 끝까지 사과도 안하고 입장표명을 안하는 게 어이가 없다. 수사를 철저히 해야 한다”며 “앞으로 누가 대통령이 될지 모르지만 청렴하고 투명한 사람을 잘 가려내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 청와대를 비우지 않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무직자는 청와대를 비워라’고 요구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이날 퇴진행동 측은 ‘2017년 촛불권리선언’을 낭독했다. 선언에는 “우리가 함께 밝힌 촛불은, 민주주의와 인권이 권력을 독점한 소수 세력에게 유린되고 조롱당하는 참담한 현실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분노였다”며 “하지만 우리 촛불시민은 그 어떤 울음과 아픔도 함께 끌어안으며 공감의 힘으로 희망을 만들어냈다”는 내용을 담았다. 또 “우리 촛불시민은 부당한 권력을 탄핵시키는 것이 끝이 아니며, 새로운 세상을 향한 긴 여정의 시작임을 안다”며 “어느 누구도 가보지 못한 새로운 민주주의의 길로 나아갈 것임을 선언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로써 촛불집회는 20회차까지 1600만여명이 참석했다고 퇴진행동 측은 주장했다. 앞으로 정기집회가 아닌 중요 사안이 있을 때 집회를 연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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