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고 빠지는 천막 전쟁… ‘쩐의 전쟁’으로 옮겨붙나

치고 빠지는 천막 전쟁… ‘쩐의 전쟁’으로 옮겨붙나

입력 2019-07-16 18:04
수정 2019-07-17 03:27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광화문광장 불법천막 갈등 점입가경

서울시, 행정대집행 예고한 날 되자 우리공화당 천막 4개 동 자진 철거
市 “2억 3000만원 손해배상소송 청구”
“더 늘려 돌아온다” vs “반드시 막는다”
이미지 확대
서울시의 불법 천막 강제 철거(행정대집행)가 예정된 16일 우리공화당 당원들이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 인도에 설치한 천막 4개 동을 자진 철거하고 있다. 오전 5시부터 약 1시간 만에 천막을 철거한 우리공화당은 조만간 광화문광장에 다시 천막 8개 동을 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공화당은 지난 5월부터 광화문광장, 청계광장, 세종문화회관 앞 인도 등으로 옮겨 다니며 불법 천막을 설치해 서울시와 갈등을 빚고 있다. 뉴스1
서울시의 불법 천막 강제 철거(행정대집행)가 예정된 16일 우리공화당 당원들이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 인도에 설치한 천막 4개 동을 자진 철거하고 있다. 오전 5시부터 약 1시간 만에 천막을 철거한 우리공화당은 조만간 광화문광장에 다시 천막 8개 동을 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공화당은 지난 5월부터 광화문광장, 청계광장, 세종문화회관 앞 인도 등으로 옮겨 다니며 불법 천막을 설치해 서울시와 갈등을 빚고 있다.
뉴스1
서울 한복판의 광화문광장을 두고 불법 천막을 치려는 자(우리공화당)과 막으려는 자(서울시) 간 신경전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하며 광장에서 천막 농성을 해 온 우리공화당 측은 16일 서울시의 강제 철거를 앞두고 스스로 천막을 거뒀지만 “조만간 천막 수를 더 늘려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우리공화당 당원 등 1000명(자체 추산)은 이날 아침 광화문광장에 설치한 천막 4개 동을 자진 철거했다. 지난 6일 기습적으로 천막을 설치한 지 열흘 만으로, 서울시가 천막을 강제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을 예고한 날이기도 했다. 우리공화당 측은 “서울시와 용역업체 직원, 경찰 등 수천명이 철거에 동원된다는 얘기를 듣고 당원이 다치는 일을 막기 위해 자진 철거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공화당이 광화문광장을 완전히 포기한 건 아니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공동대표는 “우리가 천막을 치고 싶을 때 천막을 친다”면서 “조만간 광화문광장에 천막 8동을 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공화당의 다른 관계자도 “빠르면 오늘이나 내일 또는 며칠 안에 칠 수 있다”면서 “광화문광장은 정치 1번지로 상징성이 큰 곳”이라며 이곳을 떠날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서울시도 이번에는 어떻게든 광화문광장을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이날부터 공무원과 용역업체 직원 등 60명을 동원해 광장 순찰을 시작했다.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천막을) 직접 설치하는 행위는 물리적으로 저지할 계획이며, 이 과정에서 충돌이 일어난다면 공무집행 방해에 해당하는 만큼 경찰과 협조해 막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시 내부에서도 “주말 집회 등 인파가 몰릴 때 갑작스레 천막을 설치하면 막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25일 행정대집행을 통해 당시 46일간 불법 설치됐던 우리공화당 천막 2동을 철거했는데 불과 5시간 만에 이 당 관계자들이 광장에 다시 천막 4동을 쳤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천막을 잠시 청계광장으로 옮겼으나 지난 6일 다시 광화문광장으로 돌아왔다.

서울시는 광장 불법 점거에 따른 손실 비용을 우리공화당으로부터 꼭 받아 내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1차 행정대집행 비용 1억 4598만 4270원을 우리공화당 측에 청구했고 2차 행정대집행 준비 때 든 약 2억 3000만원은 손해배상 소송으로 청구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우리공화당 관계자는 “행정대집행 비용을 낼 생각이 전혀 없다”면서 “박원순 시장과 우리 당이 충돌할 때마다 주말 집회 때 우리를 지지하기 위해 나오는 사람이 더 늘어난다”고 주장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2019-07-17 1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정치적 이슈에 대한 연예인들의 목소리
가수 아이유, 소녀시대 유리, 장범준 등 유명 연예인들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에 대한 지지 행동이 드러나면서 반응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연예인이 정치적인 이슈에 대해 직접적인 목소리는 내는 것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연예인도 국민이다. 그래서 이는 표현의 자유에 속한다.
대중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는 연예인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