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자백 14건 살인 실체 드러나
모방범죄 8차, 청주 살인 2건은 李소행 확인수원 여고생 살인사건도 시기·수법 연관높아
화성연쇄살인 용의자 이춘재(페북용)
우선 이씨가 청주에서 행한 살인 2건은 1991∼1992년 연달아 발생한 부녀자 피살사건으로 확인됐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씨는 1991년 1월 27일 청주시 가경동 택지조성공사 현장 콘크리트관 속에서 속옷으로 입이 틀어막히고 양손을 뒤로 묶인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된 박모(17)양 사건도 스스로 범행했다고 시인했다.
당시 경찰은 박양이 괴한에게 성폭행·살해당한 것으로 보고 3개월의 수사 끝에 박모(19)군을 유력한 용의자로 체포했지만, 박군이 증거 부족 등을 이유로 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으면서 이 사건은 미제로 남아있었다.
이씨가 청주에서 저지른 것으로 자백한 또 다른 사건은 1992년 6월 24일 복대동에서 발생한 가정주부 이모(28)씨 피살사건이다.
1987년 1월 5차 사건 현장인 화성 황계리 현장을 살펴보는 경찰. 연합뉴스
이밖에 이씨가 자백한 마지막 2건의 살인은 1988∼1989년 연이어 터진 수원 여고생 살인사건으로 추정된다.
수원 여고생 살인사건은 1987년 12월 24일 여고생이 어머니와 다투고 외출한 뒤 실종됐다가 열흘가량 뒤인 1988년 1월 4일 화성과 인접한 수원에서 속옷으로 재갈이 물리고 손이 결박된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이 사건은 6차와 7차 화성사건 사이에 벌어진 일인 데다 범인이 피해자를 결박하는 데 속옷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화성 사건과 유사성이 높다.
이듬해인 1989년 7월 3일 또 다른 여고생이 수원시 권선구 오목천동 야산 밑 농수로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된 사건도 이씨가 자백한 범행 중 1건으로 꼽힌다.
이 사건은 발생지역이 화성이 아니라는 점, 피해자의 손발이 묶이지 않은 점 때문에 화성사건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시기적·지리적으로 이씨와 연관성이 높다.
1993년 7월 화성 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 관계자들이 1986년 12월 발생했던 4차 사건의 현장인 화성군 정남면 관항리 인근 농수로에서 유류품을 찾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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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씨는 최근 이들 살인사건과 함께 성폭행과 성폭행 미수 등 30여건의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이씨는 화성사건 이후인 1994년 1월 충북 청주 자택에서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부산교도소에서 무기수로 복역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6일 “이씨가 자백한 사건들에 대해 과거 수사기록 등을 토대로 철저히 검증해 의혹이 남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4일 예고편을 통해 공개한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 이춘재의 군 복무 시절 사진. 2019.10.4 그것이 알고싶다 유튜브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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