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학 당시 시험도 조국 부부가 대리 응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영장실질심사 출석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감찰을 무마했다는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아 온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6일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19.12.26 연합뉴스
31일 검찰이 국회에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조 전 장관과 부인 정경심 교수는 아들의 군대 문제 해결 및 로스쿨 진학을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적시됐다. 검찰은 조 전 장관 부부 아들이 2017학년도 후기 서울대·연세대 대학원에 지원했다가 불합격하자, 대학 담당 교수에게 입시 청탁을 시도하면서 허위 경력을 만들기로 했다고 봤다.
정 교수가 아들이 문서 정리 및 영문 번역 등 업무를 보조한 사실이 없는데도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로 있던 최 비서관에게 인턴 활동 확인서 작성을 부탁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군 검찰 출신인 최 비서관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사법위원장을 지냈으며 지난해 9월 청와대에서 조 전 장관과 1년 가까이 함께 일했다.
검찰은 최 비서관이 2017년 1월부터 10월까지 총 16시간 변호사 업무를 보조했다는 내용을 작성한 뒤 인장을 날인해 같은 해 10월 11일자로 확인서를 발급했다고 조 전 장관의 공소장에 썼다. 조 전 장관의 아들은 이 확인서를 2018학년도 전기 고려대·연세대 대학원 입시에서 사용했고 두 곳 모두 최종 합격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두 학교의 업무를 방해했다고 봤다.
검찰은 또 조 전 장관이 2018년 10월에는 아들의 충북대 로스쿨 입시를 위해 먼저 발급받은 최 비서관 명의의 확인서를 위조한 사실 역시 확인했다. 조 전 장관이 정 교수와 함께 자택에서 최 비서관 명의의 예전 확인서를 스캔한 다음, 최 비서관 이름 및 인장 부분을 캡처 프로그램으로 오린 다음 출력하는 방식으로 위조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2018년 8월 7일자인 이 확인서에는 아들 조씨가 2017년 1월부터 2018년 2월까지 주당 8시간씩 46주간 총 368시간 최 비서관의 사무실에서 인턴으로 일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조씨는 충북대 로스쿨에 지원하면서 위조한 이 확인서를 제출했지만, 1단계 서류전형에서 탈락했다. 이 역시 충북대 로스쿨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에 해당한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검찰은 이 밖에도 조 전 장관과 정 교수가 아들이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유학할 때 온라인 시험 문제를 사진으로 전달받아 푼 뒤 아들에게 답을 전달했다고 공소장에 적었다. 아들이 객관식 시험 문제를 촬영해 메시지·이메일로 보내면 조 전 장관 부부가 문제를 푼 뒤 답을 보내줬으며 아들은 해당 과목에서 A 학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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