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조사때 여성 프로파일러에“손이 이쁘시네요”

이춘재 조사때 여성 프로파일러에“손이 이쁘시네요”

신동원 기자
신동원 기자
입력 2019-10-05 21:55
수정 2019-10-05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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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조사 끝나고 악수 하자” 대처해 자백 끌어내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4일 예고편을 통해 공개한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 이춘재의 군 복무 시절 사진. 2019.10.4 그것이 알고싶다 유튜브 화면 캡처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4일 예고편을 통해 공개한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 이춘재의 군 복무 시절 사진. 2019.10.4 그것이 알고싶다 유튜브 화면 캡처
화성연쇄살인사건 진범 이라고 자백한 이춘재(56)가 살인·성범죄 등 여죄를 실토 하기 전 한 여성 프로파일러의 손을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손이 참 이쁘시네요”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5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이춘재가 화성사건을 포함해 14건의 살인과 30여건의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자백하기 앞서 프로파일러의 손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손이 참 예쁘시네요. 손 좀 잡아봐도 돼요?”라고 말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씨는 지난달 24∼27일까지 부산교도소에서 이뤄진 4∼7차 대면조사에서 처음 입을 열었다.그전까지는 형사와 프로파일러의 질문에 대체로 답을 하지 않으며 사실상 화성사건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당시 프로파일러는 전국에서 차출돼 이 사건에 투입된 프로파일러 9명 중 한명으로, 이춘재의 이같은 발언에 “조사가 마무리되면 악수나 하자”고 대처해 자백을 끌어내는 데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의 요구를 완곡히 거절하면서도 공적 관계에서 이뤄지는 형식적인 인사인 악수를 내세워 입을 열 여지를 열어준 것이다.

당시 수사팀이 9차례의 화성사건 가운데 5, 7, 9차 사건 증거물에서 자신의 DNA가 나왔다는 사실을 전하자 이춘재는 침묵을 이어가다 “DNA 증거도 나왔다고 하니 어쩔 수 없네요”라며 그동안 저지른 악행을 털어놨다.

이씨는 “언젠가는 이런 날이 와 내가 한 짓이 드러날 줄 알았다”라고 하는 등 감정의 동요 없이, 그림까지 그려가며 자신의 범행을 설명했다.

경찰의 대면조사는 5차 사건 증거물에서 이춘재의 DNA가 검출된 지난달 18일부터 시작됐다. 경찰은 1차 조사 때부터 현재까지 17일 사이에 10차례에 걸쳐 이씨를 조사했고 마침내 입을 여는 데 성공했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된 이춘재(56)씨가 화성사건을 비롯해 모두 14건의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이씨의 고등학교 졸업사진. 2019.10.1  독자 제공 연합뉴스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된 이춘재(56)씨가 화성사건을 비롯해 모두 14건의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이씨의 고등학교 졸업사진. 2019.10.1
독자 제공 연합뉴스
이씨는 화성사건 이후인 1994년 1월 충북 청주 자택에서 놀러 온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돼 부산교도소에서 무기수로 25년째 복역 중이다.

한편 그는 자백 과정에서 범인이 검거돼 모방범죄 혹은 별개의 범죄로 여겨진 화성사건의 8차 사건까지 자신이 저질렀다고 주장해 경찰이 과거 수사기록 등을 토대로 신빙성을 검증하고 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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