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억 기자의 건강노트] 한잔 또 한잔

[심재억 기자의 건강노트] 한잔 또 한잔

입력 2010-06-07 00:00
수정 2010-06-07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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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권하는 세상 탓일까. 주변을 돌아보면 열에 일곱, 여덟은 술깨나 한다는 사람들입니다. 갓 대학에 들어가면서부터 술을 곁에 두고들 사는 세상이니 그들 틈바구니에서 저처럼 생래적으로 술이 ‘쥐약’인 사람은 버텨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정신은 멀쩡한데 몸이 먼저 허물어지는 탓에 한겨울 술집 문지방에 퍼질러앉아 방 안의 술꾼들 추울세라 곤한 잠으로 칼바람을 막아 지샜는가 하면 깊은 밤 종점에 다다른 지하철에서 독야청청 청소하는 아줌마와 조우해야 했던 게 또 얼만지….

왜 저라고 고민이 없었겠습니까. 예전에는 나도 한번 주량 좀 늘려보겠다고 사나흘 줄창 술만 마셔댔고, 그러다가 속이 뒤틀려 엎어져서는 “안 되나보다.”며 혼자 고개를 가로 저었던 기억도 있습니다. 묘한 일입니다. 남들은 마시면 는다는데 전 마실수록 힘겨우니, 술에 관한한 별종임에 틀림없나 봅니다.

그러나 술 잘 마신다고 호기만만할 일도 아닙니다. ‘술길은 술로 연다.’며 허구한 날 마셔대다 나중에 진짜 술꾼이 된 사람들, 모르긴 해도 그 경지에 이르는 동안 몸이 얼마나 축났겠습니까. 그렇게 마셔대면 30% 정도 주량이 늘긴 는다지만, 중요한 건 누구도 몸 안 다치고 술 잘 마시는 재주는 없다는 사실입니다.

마신 만큼 알코올성 치매에 가까워지고, 위장병에 고혈압·당뇨로 고통받게 되니 따지고 보면 세상은 공평하다고 할까요. 그렇게 보면 답은 간단합니다.

술은 마셔야 하는 만큼 마시는 게 아니라 마시고 싶은 만큼만 마셔야 한다는 사실, 이걸 잊고 마셔대다간 당신도 어느 날, 뿌리 썩은 고목처럼 꿍! 하고 자빠질지 모릅니다.

jeshim@seoul.co.kr
2010-06-07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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