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5000만원 수수·700억 대가 약속 혐의
檢 “배임은 공범관계 확인 후 추후 처리”
수사 20여일 만에 성남시장실 압수수색
50억 받은 곽상도 아들 피의자 신분 소환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1일 신문지로 입구를 가려 둔 경기 성남시청 비서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이날 시장실도 압수수색해 대장동 개발 관련 자료와 과거 업무일지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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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은 이날 유 전 본부장을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부정처사 후 수뢰 약속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유 전 본부장은 2013년 성남시설관리공단 기획관리본부장을 지내면서 대장동 개발업체로부터 사업 편의 제공 등의 대가로 수차례에 걸쳐 3억 52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또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을 지내며 화천대유 측에 유리하게 편의를 봐주는 등 직무상 부정한 행위를 한 뒤 700억원(세금 공제 후 428억원)을 받기로 약속한 혐의(부정처사 후 수뢰 약속)도 받는다.
다만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이 같은 행위로 성남도개공에 수천억원대의 손해를 끼쳤다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와 관련해서는 “공범 관계나 구체적 행위 분담 등을 명확히 한 후 추후 처리할 예정”이라며 이번 공소사실에선 제외했다. 앞서 유 전 본부장의 구속영장에는 배임 혐의가 포함됐다. 검찰은 이날도 배임 혐의 입증을 위해 유 전 본부장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57)씨, 정영학(53) 회계사, 남욱(48) 변호사를 동시에 불러 막바지 조사를 벌이고, 대질 조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임의 초점은 화천대유 측이 수천억원의 수익을 거둘 수 있었던 초과이익 환수 조항 미비 등과 관련해 4인방의 공모 관계나 역할 등을 규명하는 것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당시 성남시의회나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 하지만 검찰은 일단 배임과 관련해서는 명확한 혐의점을 찾는 데 실패하면서 자칫 이번 의혹이 4인방에게 뇌물 정도의 책임을 묻는 선에서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질 전망이다.
한편 대장동 의혹 수사팀은 이날 성남시청 시장실과 비서실에 검찰과 수사관 20여명을 보내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자료 및 업무일지 확보에 나섰다. 검찰은 또 무소속 곽상도 의원의 ‘퇴직금 50억원’ 수수 의혹과 관련해 곽 의원의 아들을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2021-10-2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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