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업 21.8%, 슬라이더 14.9% 구사…직구 제구도 돋보여
안정된 직구 제구와 상황에 따른 변화구 구사.’빅리그 2년차’ 류현진(27)이 교과서적인 투구로 2014년 첫 등판에서 5이닝 2피안타 무실점 5탈삼진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23일(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의 시드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개막 두 번째 경기에서 87개의 공으로 5이닝을 소화했다.
직구 51개(58.7%), 체인지업 19개(21.8%), 슬라이더 13개(14.9%), 커브 4개(4.6%)로 지난해 구사율과 비슷했다.
팬그래프닷컴이 분석한 2013년 류현진의 구종별 구사율은 직구 54.2%, 체인지업 22.3%, 슬라이더 13.9%, 커브 9.5%다.
이날 류현진의 구속은 지난해 정규시즌보다 다소 느렸다.
직구 최고는 148㎞였고, 대부분의 직구가 140㎞ 초중반을 찍었다.
지난해 류현진의 최고 구속은 153㎞, 평균 직구 구속은 145㎞였다.
하지만, 류현진은 가운데로 몰린 공이 거의 없을 정도로 완벽한 제구를 뽐냈고, 타자의 특성을 고려한 변화구 구사로 애리조나 타선을 요리했다.
삼진을 잡은 구종을 살펴보면, 류현진의 교과서적인 투구가 더욱 돋보인다.
류현진은 1회말 2사 1루에서 우타자 마르틴 프라도와 맞서 직구 2개로 2스트라이크를 만들고, 바깥쪽 낮은 체인지업 두 개를 연속해서 던졌다.
3구째 체인지업을 참아낸 프라도는 4구째 124㎞짜리 체인지업에 헛스윙하며 삼진으로 물러났다.
류현진은 2회 2사 1루에서 좌타자 디디 그레고리우스를 상대로 직구 3개를 던져 볼 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로 유리한 상황을 만들고, 바깥쪽으로 흘러가는 130㎞의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3회 첫 타자였던 투수 트레버 케이힐을 직구 5개로 삼진 처리한 류현진은 4회 무사 1루 위기에서 다시 만난 프라도와의 ‘수싸움’에서 승리했다.
직구 4개로 볼 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를 만든 류현진은 2회 프라도를 삼진 처리한 체인지업 대신 직구로 바깥쪽을 공략했다.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예상하고, 공을 지켜봤던 프라도는 138㎞의 느린 직구에 스탠딩 삼진을 당했다.
류현진은 이어진 4회 2사 1·2루 위기에서 ‘슬라이더’에 대한 자신감을 과시했다.
류현진은 왼손 타자 헤라르도 파라에게 직구 2개를 구사한 후, 바깥쪽을 겨냥해 슬라이더 3개를 연속해서 던졌다.
파라는 5구째 각도 큰 122㎞짜리 슬라이더에 스탠딩 삼진으로 물러났다.
류현진은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미국 취재진에 “새로운 구종을 추가할 생각이 있나”라는 질문을 자주 받았다.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답한 류현진은, 마운드 위에서 자신의 말을 증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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