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신예 펜서 이라진, 설움 뚫고 정상에

<아시안게임> 신예 펜서 이라진, 설움 뚫고 정상에

입력 2014-09-20 00:00
수정 2014-09-20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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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 여자 사브르의 2인자가 금빛 찌르기로 아시아 최고봉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이라진(24·인천 중구청)은 20일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개인전 결승에서 ‘최강자’ 김지연(26·익산시청)을 따돌리고 금메달을 낚았다.

저돌적인 돌파, 여유 있는 역습, 군더더기 없는 마무리 등 펜싱의 모든 요소가 잘 버무려진 멋진 승리였다.

이로써 이라진은 자신의 첫 국제대회 개인전 금메달을 차지하는 동시에 언제나 대표팀의 ‘2인자’로 지내왔던 지난날을 훌훌 털어내는 기쁨을 누렸다.

이라진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아시아펜싱선수권대회, 2011년 하계유니버시아드 등에서 단체전 시상대에 오른 ‘단체전용’ 선수였다.

2013 상하이 아시아펜싱선수권대회에서는 첫 개인전 1위를 노렸지만 한 해 전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펜싱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절정에 오른 김지연에 패해 분루를 삼켜야 했다.

김지연과 재송여중, 부산디자인고 선·후배 사이로 같이 운동해온 절친한 사이지만 이미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선배의 벽은 높기만 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펜싱계는 모두 김지연을 유력한 여자 사브르 개인전 금메달 후보로 꼽았다.

이라진은 무대 뒤에서 조용히 날을 갈았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벅찬 훈련량을 소화하면서 특유의 저돌적 플레이를 연마했다.

애초 동메달권으로 예상됐던 이라진은 이날 8강에서 타마라 포체쿠토바(22·카자흐스탄)를 15-9로, 4강에서 리페이(22·중국)를 15-7로 잇달아 제압하며 유난히 가벼운 몸놀림을 보였다.

기세가 오른 이라진은 마침내 결승에서 고대하던 ‘언니’와 맞대결을 치러 명승부 끝에 마지막 15번째 찌르기로 마침내 국제대회 첫 정상에 올랐다.

이날 예선전부터 한 점을 따낼 때마다 경기장 전체를 울리는 포효를 내지르던 두 선수는 결승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득점할 때 주먹을 들어 움켜쥐는 정도 이상의 기쁨을 표현하지 않았다.

눈빛만 봐도 마음이 통하는 상대를 인정하면서 예우하는 것으로 읽혔다.

이제 이라진은 오는 23일 치러지는 여자 사브르 단체전에서도 예전의 두, 세 번째 선수 이상 가는 무게감을 지닐 것이다.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오른 이라진의 금빛 질주는 이제 시작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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