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냈구나 싶다가… 끝이구나 했는데… 이젠, 끝까지 간다

끝냈구나 싶다가… 끝이구나 했는데… 이젠, 끝까지 간다

최병규 기자
입력 2019-06-10 01:20
수정 2019-06-10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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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U20 준결승행 ‘비엘스코의 기적’

후반 종료 1분 전 동점골… 연장 역전골
승부차기서 GK 이광연 활약에 3-2 승
이강인, PK골·2도움… 모든 득점 관여
36년 묵은 꿈 넘어 새 축구 역사에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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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월드컵 대표팀 수비수 이지솔이 9일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 경기장에서 열린 세네갈과의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8강전 1-2로 끌려가던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헤딩 동점골을 성공시킨 뒤 함성을 지르며 상대 골 지역을 박차고 뛰어나오고 있다.  비엘스코비아와 연합뉴스
U20 월드컵 대표팀 수비수 이지솔이 9일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 경기장에서 열린 세네갈과의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8강전 1-2로 끌려가던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헤딩 동점골을 성공시킨 뒤 함성을 지르며 상대 골 지역을 박차고 뛰어나오고 있다.
비엘스코비아와 연합뉴스
‘비엘스코의 기적’이었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U20(20세 이하) 축구대표팀이 36년 묵은 4강 진출의 꿈을 다시 일궜다.
이강인이 후반 17분 페널티킥으로 동점 골을 성공시킨 뒤 수비 지역으로 되돌아오고 있는 모습.  비엘스코비아와 연합뉴스
이강인이 후반 17분 페널티킥으로 동점 골을 성공시킨 뒤 수비 지역으로 되돌아오고 있는 모습.
비엘스코비아와 연합뉴스
대표팀은 9일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 경기장에서 열린 세네갈과의 U20 월드컵 8강전에서 1골 2도움을 올린 ‘막내형’ 이강인(발렌시아)의 활약 속에 연장까지 가는 120분 동안의 접전 끝에 3-3 무승부 뒤 승부차기에서 3-2로 이겼다.

한국은 2-2로 맞선 승부차기에서 다섯 번째 키커로 나선 오세훈(아산)이 상대 골키퍼 파울로 다시 차 골망을 흔든 반면 세네갈의 마지막 키커의 공은 공중으로 뜨면서 극적인 승부차기 승리를 확정했다. 이로써 한국은 U20 월드컵의 전신인 1983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4강에 오른 이후 무려 36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로 4강 신화를 재현했다.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1차전 0-1 패배 뒤 2차전(남아공·1-0 승)부터 4연승 행진을 벌인 한국은 세네갈 U20 대표팀과의 상대 전적에서 1승1무의 우위를 점했다. 대표팀은 오는 12일 오전 3시 30분 루블린에서 미국을 2-1로 꺾은 에콰도르와 결승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한국은 최전방에 세 경기 연속골 도전에 나선 오세훈을 세우고, 전세진(수원)-이강인을 좌우에 포진시킨 ‘삼각편대’ 형태로 세네갈의 골문을 노렸다. 초반부터 공세를 퍼붓던 한국은 그러나 전반 37분 선제골을 내줬다. 후반 한국은 행운의 페널티킥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지솔(대전)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이강인이 침착하게 왼발 인사이드 슈팅으로 자신의 대표팀 1호 골맛을 봤다.

그러나 한국은 후반 31분 이재익(강원)이 위험지역에서 유수프 바지의 오른발 슈팅을 막는 과정에서 공이 손에 맞는 바람에 페널티킥이 선언돼 한 골을 더 허용했다. 1-2 패로 끝날 것 같던 경기는 후반 추가시간 8분 이지솔의 극적인 동점골로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이강인이 올린 정교한 크로스를 이지솔이 달려 나오며 머리로 공의 방향을 틀어 천금 같은 골을 뽑아냈다.

이강인은 페널티골에 이지솔의 동점골을 배달하고 이지솔은 이강인의 페널티골을 유도한 데 이어 이강인의 도움으로 동점골을 사냥하는 등 승부에 중대한 역할을 했지만 이날 승리는 비단 둘의 활약만은 아니었다.
연장 전반 6분 3-2로 앞서 나가는 역전골을 넣은 조영욱이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하고 있다.  비엘스코비아와 연합뉴스
연장 전반 6분 3-2로 앞서 나가는 역전골을 넣은 조영욱이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하고 있다.
비엘스코비아와 연합뉴스
대회 최다 출전 기록을 세운 조영욱(FC서울)은 두 번째 역전골을 엮어냈다. 그는 연장 전반 6분 역습 상황에서 이강인이 수비수 3명 사이로 날카롭게 찔러준 패스를 문전으로 쇄도하다 오른발로 대포알 같은 슈팅을 날려 세네갈의 골망을 출렁였다. 세네갈이 연장 후반 16분 아마두 시스가 멍군 동점골을 터뜨려 승부차기에 들어간 뒤에는 마지막 키커로 나선 오세훈(아산)이 상대 키커들의 실축 속에 2-2가 된 상황에서 골키퍼 반칙으로 재차 시도한 슈팅을 성공시켜 3-2로 이날 승부의 방점을 찍었다.
U20 축구대표팀의 수문장 이광연이 승부차기에서 세네갈 선수의 공을 막아내고 있는 모습. 비엘스코비아와 연합뉴스
U20 축구대표팀의 수문장 이광연이 승부차기에서 세네갈 선수의 공을 막아내고 있는 모습.
비엘스코비아와 연합뉴스
그러나 ‘11m 룰렛’의 영웅은 주전 골키퍼 이광연(강원)이었다. 앞서 조별리그에서 포르투갈과 남아공, 아르헨티나를 2실점으로 막아내며 16강에 오를 수 있었던 건 그의 수훈 덕이었다. 특히 승부차기는 ‘이광연’이라는 이름 석 자의 존재감을 빛낼 만했다. 1, 2번 키커 김정민(리퍼링), 조영욱이 잇따라 실축해 압박감이 심했던 2-2 상황에서 세네갈의 4번째 키커 디아 은디아예의 슈팅 방향을 정확하게 예측한 뒤 몸을 날려 막아냈다. 다섯 번째 키커 오세훈이 상대 골키퍼의 반칙으로 날린 두 번째 슈팅을 성공시키고 상대 마지막 키커 카뱅 디아뉴가 공중볼을 날리면서 한국의 3-2 승리가 확정된 건 앞선 이광연의 선방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2019-06-1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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