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에 접속만 하면 언제든지 즐긴다… 조용히 영토 넓히는 ‘HTML5’ 게임
지난 5월 출시된 ‘클래시 로얄 프렌즈’는 게임 애플리케이션(앱)이 아닌 카카오톡에서 즐기는 게임이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같은 앱 장터에서 앱을 내려받는 귀찮은 과정 없이 카카오톡에서 ‘게임별’을 친구로 추가하면 된다. 입에서 불을 뿜는 ‘튜브’와 괴력의 소유자 ‘바바리안’, 한 명만 때리는 ‘무지’ 등 제각각의 능력을 보유한 캐릭터 카드들을 전장에 보내 2분 내에 상대의 영지를 먼저 무너뜨리는 사람이 승리한다. 게임 실행 과정도, 조작 방식도 간단한 ‘스낵 게임’의 일종인 클래시 로얄 프렌즈는 1주일 만에 이용자 수가 100만명을 넘어서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카카오톡 ‘게임별´의 ‘클래시 로얄 프렌즈´.
HTML5 게임은 웹프로그래밍 표준 언어인 HTML의 최신 버전 ‘HTML5’에 기반한 웹게임이다. 웹 브라우저에서 구현되는 게임인 덕에 별도의 앱을 내려받을 필요가 없고, 플러그인이나 액티브 X를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스마트폰의 메모리를 차지하지도 않고, PC와 스마트폰 등 디바이스나 안드로이드, iOS 등 운영체제의 장벽도 없다. 개발사는 적은 비용으로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데다 앱 장터에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HTML5 게임 전문 회사 모비게임의 송원영 대표는 6일 “어떤 플랫폼에도 구속되지 않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언제 어디서든 즐길 수 있는 개방성이 HTML5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대중성과 편의성, 개방성, 저비용 등의 특성에 힘입어 HTML5 게임은 글로벌 게임업계에서 차세대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페이스북 인스턴트 게임.

네이버 ‘5분게임´.

엔씨소프트 ‘올라올라…´.

웹젠 ‘대천사검H5´.
‘애니팡’ 같은 캐주얼게임으로 태동한 모바일게임 시장이 ‘리니지2:레볼루션’, ‘리니지M’ 등 MMORPG 장르의 등장과 함께 급격히 성장한 것처럼 HTML5 게임 시장도 비슷한 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웹젠 관계자는 “‘대천사지검H5’가 중국과 대만에서 높은 매출을 기록해 고무적”이라면서 “기존의 무거운 모바일게임과는 달리 손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 접근성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워 기존 ‘뮤’ 시리즈의 이용자들을 흡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앱 시장에서 구글과 애플 등의 ‘수수료 갑질’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도 HTML5 게임으로 눈을 돌리게 되는 배경이다. 대형 게임사들이 장악한 기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탈피하고, 미국과 중국 등 해외 시장 공략에도 유리해 HTML5 게임은 특히 중소 및 인디 개발사들에 ‘블루오션’이 될 전망이다. 송원영 대표는 “국내에서는 HTML5 게임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로 주요 게임사들의 관심도 적은 편”이라면서도 “시장을 주도하는 플랫폼이 생겨나고 개발사들의 참여가 확대되면 국내에서도 HTML5 게임 시장의 판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2018-09-07 3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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