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로 본 美 중간선거 승패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띤 중간선거가 2일(현지시간) 실시됐다. 이번 선거는 상원의원(임기 6년) 100명 가운데 3분의1과 보궐선거 대상을 포함한 37명, 하원의원(임기2년) 435명 전원, 주지사 50명 가운데 37명을 선출한다.각종 여론조사결과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이 압승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원에서는 공화당이 50~60석을 추가, 230석 안팎을 확보해 다수당 지위를 4년 만에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상원의 경우 다수당 확보에 필요한 10석에는 1~2석 모자랄 것으로 예상돼 민주당의 과반의석 수성이 점쳐진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하원에서 약진해 양원에서 다수당이 되거나, 하원만 장악하더라도 오바마 대통령의 후반기 국정운영 전략에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중간선거가 진행된 2일(현지시간) 뉴욕의 한 공립학교에 마련된 투표장으로 유권자들이 들어서고 있다. 아시아계가 많이 사는 지역답게 한글과 한문 안내문구가 보인다.
뉴욕 AFP 연합뉴스
투표장에 등장한 한국어
미국 중간선거가 진행된 2일(현지시간) 뉴욕의 한 공립학교에 마련된 투표장으로 유권자들이 들어서고 있다. 아시아계가 많이 사는 지역답게 한글과 한문 안내문구가 보인다.
뉴욕 AFP 연합뉴스
미국 중간선거가 진행된 2일(현지시간) 뉴욕의 한 공립학교에 마련된 투표장으로 유권자들이 들어서고 있다. 아시아계가 많이 사는 지역답게 한글과 한문 안내문구가 보인다.
뉴욕 AFP 연합뉴스
●오바마 후반기 국정전략 수정 불가피
선거를 하루 앞두고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전문조사기관인 입소스와 공동으로 실시해 발표한 예측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화당이 하원에서 231석을 얻는 반면 민주당은 204석 획득에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 공화당은 하원에서 다수당이 되기 위해 필요한 과반 의석 218석을 13석이나 웃돌게 된다. 상원에서는 민주당이 53대47 또는 52대48석으로 공화당을 누르고 다수당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같은 예측대로 선거결과가 나올 경우 공화당은 지난 2006년 민주당에 하원 다수당 지위를 내준 지 4년만에 다시 다수당을 차지하게 된다. 공화당이 하원에서 50석 이상을 추가할 경우 이는 1994년 54석을 늘린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버지니아 대학의 레리 사바토 교수는 자신이 운영하는 웹사이트에 올린 예측에서 공화당이 상원에서는 8석을 추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원에서는 55석을 늘려 233석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지사도 현재 24개주보다 9개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워싱턴포스트가 지난달 31일자에 주요 신문·방송의 정치전문 기자와 편집국장 등을 대상으로 조사한 예측조사에 따르면 대부분 상원에서는 민주당이 51~52석을 확보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하원의 경우 199~216대219~236석으로 공화당이 다수당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상원의 의석분포는 민주당 57석, 공화당 41석, 민주당 지지성향의 무소속 2석이다. 하원의 의석분포는 민주당 255석, 공화당 178석이다. 주지사는 민주당이 26개주, 공화당이 24개주를 차지하고 있다.

●벌써 ‘패자’ 오바마? 쏟아지는 훈수
미 정계와 학계 등에서는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의 패배를 기정사실화하며 집권 후반 국정 방향을 주문하는 훈수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시사주간지 타임의 선임 정치분석가 마크 헬퍼린은 “나라가 전진하려면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이 일그러진 이미지를 개선해야 한다.”면서 오바마를 향해 ▲일자리 창출에 전념할 것 ▲공화당의 재정지출 삭감 요구에 귀 기울일 것 ▲선거 결과를 부드러운 유머로 받아들일 것 ▲국민과 야당, 재계 반대 인사들과 소통할 것 ▲세련되지만 잘난 체하지 않는 행동가의 모습을 보일 것 등을 주문했다.
우드로 윌슨 국제센터의 아론 데이비드 밀러는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 기고를 통해 “야당이 의회를 지배하게 되면 대통령은 ‘외교대통령’이 되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면서 “오바마는 야망을 버리고 밖에 나가는 대신 베이너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와 협상하는 게 미국을 위해 바람직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2010-11-03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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