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클 목 짓누르는 英여왕… 佛 샤를리 에브도 만평 또 논란

마클 목 짓누르는 英여왕… 佛 샤를리 에브도 만평 또 논란

이지운 기자
입력 2021-03-15 01:40
수정 2021-03-15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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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클은 숨 쉴 수 없어 버킹엄궁 떠나”
여왕을 흑인 살해 경찰관으로 묘사
“인종차별 문제 아닌 품위 훼손”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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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리 에브도 홈페이지 캡처
샤를리 에브도 홈페이지 캡처
‘메건 마클의 목을 무릎으로 누르고 있는 영국 여왕.’

이 한 컷의 만화가 많은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고 영국 언론들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왜 마클은 버킹엄궁을 떠났나”라는 제목의 만화에는 여왕에게 짓눌린 마클이 “더이상 숨을 쉴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지난해 경찰의 과잉진압에 목숨을 잃은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빗대 여왕과 영국 왕실의 인종차별 행태를 꼬집은 것이다. 지난해 5월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관이 흑인인 플로이드를 체포하면서 “숨을 쉴 수 없다”고 호소하는데도 계속 목을 무릎으로 눌러 사망케 했다. 이 일로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곳곳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와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 운동이 전개됐다.

만화는 단순히 영국 왕실을 풍자하는 것을 넘어 “조지 플로이드의 트라우마를 자극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인종평등 싱크탱크 러니미드 트러스트의 할리마 베굼 박사는 “여왕을 조지 플로이드 살인자에 빗댄다고? 인종차별을 향한 의문 제기도 아니며 모든 면에서 이번 이슈를 조롱하고 품위를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만화는 2015년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를 부정적으로 묘사했다가 테러를 당한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에 실렸다. 당시 파리 도심의 에브도 사무실에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리스트들이 총기를 난사하며 침입, 편집장을 포함해 직원 10명과 경찰 2명 등 12명이 사망했다. 지난해에는 한 프랑스 역사교사가 무함마드 풍자만화를 주제로 표현의 자유에 관한 토론 수업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져 살해되기도 했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2021-03-1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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