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 8조 덜 걷혀… 나라살림 2년째 ‘구멍’

국세 8조 덜 걷혀… 나라살림 2년째 ‘구멍’

입력 2014-02-11 00:00
수정 2014-06-10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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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세입·세출 마감 결과

지난해 우리나라 국세 수입은 201조 9000억원으로 2013년 예산안(210조 4000억원)보다 8조 5000억원이 덜 걷혔다.

외환위기였던 1997년(8조 6000억원) 이후 예산 대비 가장 적게 걷혔다. 전체 세수(국세 수입+세외 수입)는 예산 대비 10조 9000억원 적었다. 역대 가장 적은 실적이다. 세목별로 법인세가 가장 크게 줄어 기업 활동 둔화를 반영했다. 또 근로소득세가 가장 많이 늘어 ‘개인 소비 축소’가 우려됐다. 올해도 세수 부족이 반복되면 내수 침체 장기화에 접어들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걱정했다.

기획재정부는 10일 ‘2013 회계연도 총세입부와 총세출부’를 마감한 결과 지난해 총세입이 292조 9000억원으로 2013년 예산(303조 8000억원)에 비해 10조 9000억원 적었다고 밝혔다.

총세출은 286조 4000억원으로 결산상 잉여금(총세입-총세출)은 6조 5000억원이었다. 하지만 이 중 7조 2000억원이 2014년 회계연도로 이월되면서 8000억원의 세계잉여금 적자가 났다. 세금을 거둬 쓰고 남은 돈인 세계잉여금 적자는 2년 연속 발생했다.

쓰지 않은 돈인 불용액은 전체 17조 1000억원이 발생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세입 부족 때문에 생긴 불용액이 많기 때문에 정책 집행 후에도 남는 실제 불용분은 6조~8조원 수준으로 평소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국세 수입이다. 지난해 국세 수입(201조 9000억원)은 2012년(203조원)보다도 1조 1000억원이 덜 걷혔다. 전년보다 국세 수입이 감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거셌던 2009년 이후 4년 만이다.

국세 수입 감소 원인 중 가장 큰 것은 법인세로 지난해보다 2조 1000억원이 줄어든 43조 9000억원이 들어왔다. 증권거래세와 교통·에너지·환경세 부문에서 지난해보다 6000억원씩 감소했고 부동산 경기 둔화로 양도소득세도 8000억원 줄었다. 전년도에 부과된 세금을 다음 해에 내는 과년도 수입은 4조 8000억원으로 전년(5조 8000억원)보다 1조원 감소했다.

반면 근로소득세는 취업자 수가 늘고 명목임금이 오르면서 전년(19조 6000억원)보다 2조 3000억원 증가한 21조 9000억원을 기록했다. 종합소득세는 1조원이 늘어났고 관세는 7000억원 증가했다. 부가가치세와 증여세도 각각 3000억원, 4000억원 증가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세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것이 봉급생활자들이 내는 근로소득세이고 감소한 것은 법인세라는 점이 걸린다”면서 “법인은 경기 침체에 경영이 힘들고 개인은 세금을 내느라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는 뜻이어서 장기 불황이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밋빛 경제 전망으로 세수 부족을 만들면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2013년 예산안의 경우 정부는 경제성장률을 4.0%로 잡고 세수와 지출 계획을 만들었지만 실제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2.8%에 불과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올해도 정부는 3% 후반대의 경제성장률을 예상하고 있지만 3.5%를 달성하기도 힘들다고 본다”면서 “지하경제 양성화는 경기도 안 좋은데 마른 수건을 쥐어짜니 좋은 성과를 가져가기 힘든 구조여서 올해도 세수 증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2014-02-1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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