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봉 이틀째 3차례 ‘애틋한 만남’…내일이면 또 이별

상봉 이틀째 3차례 ‘애틋한 만남’…내일이면 또 이별

입력 2014-02-24 00:00
수정 2014-02-2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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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개별상봉 이어 점심식사 후 단체상봉…내일 ‘작별상봉’南 가족들 “언제 다시 또 만날까…상봉 정례화·서신교환해야”

남북 이산가족 2차 상봉단이 24일 개별상봉을 시작으로 이틀째 만남을 이어갔다.

이산가족 상봉행사 2차 둘째날인 24일 오전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공동중식에서 남측 오재원(왼쪽)씨가 북측 형 오재형(85.왼쪽 두번째)씨 등 가족들과 건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산가족 상봉행사 2차 둘째날인 24일 오전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공동중식에서 남측 오재원(왼쪽)씨가 북측 형 오재형(85.왼쪽 두번째)씨 등 가족들과 건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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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60여 년 만에 재회했던 북측 상봉 대상자 88명과 남측 가족 357명은 작별을 하루 앞둔 이날 오전 금강산호텔 개별상봉에 이어 정오 공동중식, 오후 4시 이산가족면회소 단체상봉 등 3차례에 걸쳐 2시간씩 모두 6시간을 만났다.

이산가족들은 비공개로 진행된 가족 단위의 개별상봉에서 오붓한 시간을 보낸 뒤 점심식사 때는 사진을 찍으며 못다 한 이야기를 했다. 오후 단체상봉에서는 다음날 있을 석별의 정을 미리 나누며 상봉 정례화와 서신교환을 희망했다.

남측 가족은 북측 가족을 위해 준비한 의류와 의약품, 간식 등의 선물을 건넸고 북측 가족은 술과 식탁보 등 북한 당국이 준비해준 선물세트를 전했다.

6·25 전쟁 때 소식이 끊긴 뒤 죽은 줄 알고 ‘영혼결혼식’까지 올려줬다는 언니 홍석순(80)씨를 만난 동생 명자(65)씨는 “북쪽이 춥다고 해서 따뜻한 외투를 갖고 왔다”라며 “어떤 것을 좋아할지 몰라 많이 고민한 끝에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16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연숙 전 의원도 6·25 때 시립간호고등학교 재학 중에 인민군에 끌려간 언니 리임순(82)씨를 만났다. 이 전 의원은 “세월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언니와의 얘기가 재밌었다”라며 “남들은 많이 울었지만 우리는 기뻐서 잘 울지도 않았다”라고 재회의 기쁨을 표현했다.

북측 최고령자 김휘영(88) 씨는 남쪽 여동생 종규(80)·화규(74)·복규(65) 씨에게 3년 전부터 옛 생각을 하며 직접 쓴 수필을 선물하면서 “남쪽에 떨어져 있는 부모, 형제도 같은 달을 볼 것”이라는 생각에 평소 달 보는 것을 좋아했다고 말했다.

남궁봉자(61)씨는 북쪽의 아버지 남궁렬(87) 씨에게 영양제 등을 선물하며 “이 약 다 드시고 건강해져서 통일이 되면 또 만나자”라고 약속했다.

의용군으로 끌려간 후 소식이 끊긴 형 김영택(81)씨를 만난 영덕(78)씨 등 남쪽 가족들은 “이런 만남이 정례화돼야지 안 그러면 후유증 때문에 너무 힘들 것 같다”라고 우려했다.

북쪽 김갑철(83)씨의 동생 갑례(81)씨는 “이제 내일이면 못 본다”라며 “편지 왕래라도 할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2차 상봉단은 25일 오전 9시 금강산호텔에서 1시간의 ‘작별상봉’을 끝으로 2박3일간의 짧은 만남을 마감하고 오후 1시께 금강산을 출발, 오후 4시30분께 강원도 속초로 귀환한다.

2차 상봉이 끝나면 2010년 10월 이후 3년4개월 만에 재개돼 지난 20일부터 이어진 이산가족 1, 2차 상봉 행사는 모두 마무리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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