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농민 사인 ‘병사 → 외인사’

백남기 농민 사인 ‘병사 → 외인사’

입력 2017-06-15 23:04
수정 2017-06-16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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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창립 이래 첫 변경… 물대포 충격 사망 가능성 커져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쓰러졌다 지난해 9월에 사망한 백남기 농민의 사인이 ‘병사’에서 ‘외인사’로 변경됐다. 서울대병원 의료윤리위원회는 창립 이래 처음으로 사망진단서 내용을 바꾸도록 결정했다.

김연수 서울대병원 진료부원장은 15일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14일 선행사인을 급성경막하출혈에서 외상성 경막하출혈로 변경하고 사망 종류를 ‘병사’에서 ‘외인사’로 수정했다”며 “직접 사인은 심폐정지에서 급성신부전으로, 중간 사인은 급성신부전에서 패혈증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외부 충격으로 뇌막과 혈관 사이에 피가 고였고 뇌압이 상승해 백씨가 사망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경찰의 물대포로 인해 뇌에 충격을 받아 백씨가 사망했다고 판단할 개연성이 높아졌다.

2015년 11월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1차 민중 총궐기’ 집회에서 물대포를 맞고 넘어진 백씨는 이 병원에서 317일 동안 투병하다 사망했다. 당시 주치의 백선하 신경외과 교수는 사인을 ‘병사’로 기록했지만, 직접적인 사인을 외부 충격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큰 논란이 일었다.

백 교수는 여전히 병사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병원은 의사 개인의 판단이 집단의 전문적인 견해와 충돌할 때 바로잡을 수 있도록 병원 내에 직업윤리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2017-06-1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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