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화물기 블랙박스는 아직 오리무중

아시아나화물기 블랙박스는 아직 오리무중

입력 2011-10-30 00:00
수정 2011-10-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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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자로 수색 작업 잠정 중단..내년 봄 재개

”이제 남은 과제는 블랙박스 회수.”

제주도 인근 해역에 추락한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에 타고 있던 조종사의 시신이 사고 3개월여 만인 30일 오전 극적으로 발견돼 장례와 보상 등 사고 수습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사고 원인을 밝힐 결정적인 단서인 블랙박스는 여전히 발견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사고를 완전히 해결하는 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나항공 B747 화물기는 지난 7월28일 “화물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조종사 교신을 마지막으로 제주도 인근 해상에 추락했다.

국토해양부 산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이하 사조위)는 조종사 교신에 비춰볼 때 추락 원인이 화물칸에서 발생한 화재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정확한 원인은 블랙박스를 회수해 분석해봐야 알 수 있기 때문에 블랙박스 수색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사조위는 추락 지점이 수심 80m 정도로 비교적 얕은 편이라 블랙박스 회수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당초 예상했었다.

사조위는 블랙박스가 30일 동안 수중에서 음파를 발사하도록 설계돼 있어 그 안에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해저 뻘에 묻혀있기 때문인지 처음부터 신호 자체가 미약해 수색에 의외로 난항을 겪었다.

사조위는 이에 따라 음파를 탐지해 블랙박스를 찾는 방법을 포기하는 대신에 소나와 무인 원격조정 심해잠수정을 갖춘 조사선을 투입해 블랙박스를 찾는 쪽으로 수색 방향을 틀었으나 수색 범위가 952㎢(34㎞×28㎞)로 방대한데다 해저 뻘로 인해 수질의 탁도가 심하고, 기상 변화가 심한 사고 해역의 특성이 더해져 좀처럼 작업에 진전을 보지 못했다.

지난 8월에는 블랙박스 장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됐던 기체의 꼬리 부분을 발견해 블랙박스 회수가 임박한 것으로 기대했으나 막상 동체를 건져올리자 블랙박스가 붙어있지 않아 허탈함에 빠지기도 했다.

사조위는 이후 해군특수부대인 해난구조대(SSU) 소속 심해 잠수사와 잠수사 이송장치를 갖춘 해군 청해진함 등까지 동원해 수색을 하고도 큰 성과를 내지 못하자 9월 중순에는 민간 해저구조물 인양 업체인 KT서브마린과 계약을 맺고 특수 그물이 달린 쌍끌이를 이용해 작업해왔으나 블랙박스 발견에는 결국 실패했다.

사조위는 제주 해역의 기상이 악화됨에 따라 수색 작업을 오는 31일자로 일단 중단한 뒤 내년 봄에 수색을 재개할 계획이라 블랙박스 발견은 빨라야 내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블랙박스는 아직 찾지 못했지만 사조위는 지금까지 전체 동체의 20% 가량인 1천여점의 잔해를 걷어올렸고, 잔해를 조사한 결과 최초 화재 발생 지점을 동체 후방쪽으로 추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잔해들은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화재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정밀 분석하고 있으나 사고의 정확한 개요와 원인은 블랙박스를 찾기 전에는 파악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사조위 관계자는 “사력을 다해 수색 작업을 해왔지만 블랙박스를 아직 찾지 못해 애가 탄다”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실제로 수색 작업이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않자 일각에서는 블랙박스가 이미 발견됐지만 사조위와 아시아나항공측이 모종의 이유로 발견 사실을 숨기고 있다는 음모론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2009년 브라질 인근 해상에 추락한 에어프랑스의 블랙박스는 사고 2년여가 지난 후에 인양되는 등 일반적으로 항공기가 해상에 추락할 경우 육상에 추락한 것에 비해 블랙박스 발견이 어려운 것으로 여겨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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