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충해 美감자 수입금지…감자스낵 대란오나

병충해 美감자 수입금지…감자스낵 대란오나

입력 2012-08-13 00:00
수정 2012-08-13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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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부터 감자칩 생산중단 전망, 식품업계 비상

정부가 최근 신종 병충해가 발생한 미국 북서부의 감자 수입을 전면 금지할 방침이어서 국내 제과업계의 감자스낵 생산이 큰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13일 농수산식품부와 식품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미국 오리건주, 워싱턴주 등의 감자 재배단지에서 ‘지브라 칩’이라는 신종세균병이 발생함에 따라 이 병원체의 국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이 지역 감자수입을 금지하기로 했다.

수입제한 조치가 이뤄지는 오리건주와 워싱턴주는 오리온제과, 농심, 해태제과 등 3사가 올겨울에 2만t 가량의 감자를 수입하기로 했던 곳이다.

농식품부는 이 병원체가 국내에 유입될 경우 방제가 어렵고 국내 감자뿐 아니라 토마토, 고추 재배지까지 오염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당국은 이에 앞서 2008년 12월에도 지브라 칩이 발생했던 미국 텍사스주의 감자수입을 금지한 바 있다.

농식품부의 한 관계자는 “미국 당국으로부터 오리건주 등 북서부 지역에 병충해가 발생했다는 확인 통보를 받았다”면서 “규정에 따라 곧 이들 지역산 감자에 대해 수입제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 지역의 감자 수입을 금지함에 따라 당장 오는 12월부터 내년 3월까지 오리온제과를 비롯한 제과사의 감자칩 생산이 어려워지게 된다.

감자스낵 가공용 감자는 일반 식용감자와는 다른 선농품종으로 수확기간이 6∼9월로 한정돼 있는데다 연초 수매계약, 파종, 재배를 거쳐 수입되는 과정을 고려하면 급하게 대체 수입물량을 확보하기도 어렵다.

특히 미국산 감자 가격은 국산이나 대체 수입지역인 호주산의 절반에 불과할 정도로 아주 저렴하다.

이에 따라 시장규모가 1천500억원인 감자칩 생산업체들의 매출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게 되고 한동안 외국산 감자스낵 제품이 국내 시장을 장악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리온제과의 한 관계자는 “호주산 감자로 일부 대체할 수 있고 재고물량이 남아 있어 감자스낵 생산이 전면 중단되는 상황까지 이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내심 ‘감자대란’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감자튀김이 주메뉴인 패스트푸드점이나 감자를 원료로 쓰는 식품 부자재 업체들에도 피해가 확산될 전망이다.

게다가 최근 국산 감자의 작황이 계속 부진한 상태여서 감자 가격도 앙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하반기에는 감자 문제가 이래저래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과사들은 현재 멸균시설이나 사후관리가 확실한 가공용 감자에 한해서는 수입을 허용해주거나 병충해가 발생한 지역을 세분화시켜 오리건·워싱턴주의 다른 지역에서 수입하는 것을 허용해줄 것을 당국에 요청하고 있다.

제과업계의 한 관계자는 “긴급수입 제한에 따른 계약파기로 미국 농가나 물류회사와의 법적 다툼도 예상된다”며 “하반기에는 업체간에 감자물량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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