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삽만큼 비워지는 땅
그만큼 채워지는 바람
(하기야 우리네 삶, 바람이 왔다 가는 일이지)
우물 한 두레박 퍼 올린다
보름달도 덩달아 끌려온다
친구들 잔에 물을 따른다
잔 가득히 나누어 주어도
달빛은 줄어들지도
상처를 남기지도 않는다
그대 잔 속에 담긴 달빛 우물
초승달인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보름달인가
(아니, 우물 팔 땅만 필요하다고?)
2012-02-04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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