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서 지난해 5월 피랍… “납치범은 보코하람”
지난해 5월 나이지리아에서 무장괴한에 납치됐던 영국인과 이탈리아인 인질이 나이지리아군과 영국군의 합동 구출작전 도중 목숨을 잃었다고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8일(현지시간) 발표했다.캐머런 총리는 “나이지리아 북부에서 납치당한 영국인 크리스 맥매너스와 이탈리아인 프랑코 라몰리나라가 구출되기 전 인질범에 의해 살해된 것 같다”며 구출작전이 비극적으로 끝난 데 대해 심심한 유감의 뜻을 표시했다.
캐머런 총리는 테러범들이 인터넷에 올린 동영상 등에서 인질들의 생명을 명백히 위협했다면서 영국 당국은 인질들이 매우 급한 위험에 처해 있다고 판단, 영국군의 지원 하에 나이지리아군이 주도하는 구출작전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7일 나이지리아의 굿럭 조너선 대통령은 사망한 인질 2명이 “보코하람에 의해 살해됐다”면서 이번 납치사건과 연관된 조직원들을 체포했다고 성명을 통해 말했다. 보코하람은 급진 이슬람 테러단체다.
조너선 대통령은 또 “이미 인질들은 합동작전으로 구출되기 전에 보코하람 납치범들에 의해 소코토주에서 사망했다”고 사건의 경위를 설명했다.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도 성명을 발표하고 캐머런 총리가 전화를 걸어 인질들의 사망 소식을 전하면서 나이지리아와 영국 당국이 인질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한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 구출작전을 벌였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후 몬티 총리는 조너선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자세한 사건 경위 설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현지 주민들은 7일 소코토 주도의 한 공사장에서 약 7시간 동안 총성이 들렸으며, 이 과정에서 납치범 중 최소 2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현재 당국은 납치범의 사망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있다.
이번에 사망한 맥매너스와 라몰리나라는 이탈리아 건설회사 직원으로 지난해 5월2일 케비 부근에서 납치됐다.
이들은 같은 해 8월 AFP에 전달된 1분가량의 동영상에서 눈가리개를 하고 무릎을 꿇은 채 자신의 이름을 밝히고 자국 정부에 납치범들의 요구를 들어줄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 영상에는 납치범들이 정확히 누구인지, 또 그들의 요구가 무엇인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나와 있지 않았다.
한편, 보코하람은 작년 8월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의 유엔 건물에 자살 폭탄 테러를 감행, 최소 18명의 사망자를 낸 급진 이슬람 테러단체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 조직이 저지른 것으로 세간에 알려진 외국인 납치사례는 거의 없다.
이 때문에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보코하람이 외국인 납치를 자주 행하는 이슬람 마그레브 알 카에다(AQIM)와 결탁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AQIM은 국제테러단체 알 카에다의 북아프리카 지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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