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나이더 美외교협회 선임연구원 추도문
“김경원 전 대사는 그의 세대에서는 가장 뛰어난 외교정책 분야의 지식인이자 전문가였다”미국의 대표적 한반도 전문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12일(현지시간) 협회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한 특별 추도문에서 지난달 별세한 김경원 전 미국 주재 대사를 이같이 평가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1970,80년대 한국의 독재 군부정권 하에서 국익을 증진하면서 한미동맹을 관리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라면서 “그러나 그는 한국의 경제적 성취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면서 동시에 한미관계의 전략적 중요성을 굳게 믿었던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이 지난 1990년 김 전 대사와 세계적 석학 로버트 스칼라피노 버클리 캘리포니아 주립대 교수가 공동 주관한 한반도 안보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했었다고 소개한 뒤 “두 사람은 훌륭한 지식인들이었고, 아직 신참이었던 나에게 너무나도 친절하게 대해줬다”고 기억했다.
특히 “당시 프로젝트에서 두 사람은 한반도의 전술핵 제거 필요성을 주장했고, 그로부터 얼마뒤 실제로 한ㆍ미 양국은 전술핵 철수에 합의했었다”고 전했다.
이어 스나이더 연구원은 “공직에 이어 김 전 대사는 서울국제포럼을 이끌면서 민주화 과정에 있던 한국의 핵심적 정치ㆍ외교 정책을 외국인들에게 해석해 주는 ‘현인(wise man)’이 됐다”고 찬사를 보냈다.
그러면서 “파킨슨병에 시달리면서도 김 전 대사는 한국 정치의 날카로운 관찰자였다”며 “가장 어려운 시기에 한미 관계의 발전을 위해 노력한 그의 공로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서울대 법대, 미국 하버드대를 나와 1975년 대통령특보, 청와대 비서실장, 유엔 주재 대사, 주미 대사 등을 지낸 김 전 대사는 지난달 22일 별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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