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北, 김정은 등장 후 경제개혁 조짐”

WP “北, 김정은 등장 후 경제개혁 조짐”

입력 2012-09-04 00:00
수정 2012-09-04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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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개혁 추진중…”70년대말 중국 개방 때와 비슷”

북한의 새로운 지도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등장 이후 북한에서 새로운 경제개혁의 조짐이 일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4일 보도했다.

외교관, 탈북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최근 몇달 간 북한의 대외 발표는 ‘군’이 아닌 ‘경제’쪽으로 초점이 옮겨졌고, 자본주의 요소들을 가미하는 방향으로 소규모 농업 개혁이 추진되고 있다.

워싱턴에 본부를 둔 자유아시아방송 등의 매체들도 북한이 지난 7월부터 3개 도에 우선적으로 새 농업정책을 도입, 시행 중이라는 내용을 최근 보도했다.

집단 농장의 규모를 기존의 농부 10~25명에서 4~6명 규모로 줄이되 농장당 생산량 쿼터는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이다.

대신 농부들이 소유할 수 있는 농작물의 양을 전체 생산량의 10% 미만에서 30%로 늘렸다. 쿼터를 초과하는 농작물에 대해서도 농부들이 직접 가지거나 내다 파는 것을 허용했다.

북한에서는 외국 방문객이 평양 이외의 도시를 방문하는 것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직접 확인할 길은 없지만 이는 분명 자본주의적 요소가 도입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물론 이런 변화는 아직 실험적 단계이고 북한 정부가 원하면 얼마든지 이전 상태로 되돌릴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하지만 이런 회의적인 시각의 전문가들도 김정은의 정책과 스타일은 지난 1970년대 말 중국이 시도한 경제개방 때와 비슷한 분위기를 풍긴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김정은은 자신의 아버지 김정일과는 분명 다른 방향으로 국가를 운영하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북한 관영 매체들이 김정은을 스타일리시한 부인을 대동하고 다니는 ‘상냥한 모더니스트’로 묘사한다거나, 미니스커트를 입은 예술단의 공연을 보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사실 ‘겉치레’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그보다 북한의 긴축정책을 끝내고 “인민의 생활수준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그의 발언에서 변화의 핵심을 엿볼 수 있다.

미국 외교협회(CFR) 스콧 스나이더 선임 연구원은 “아직 어떤 변화가 일어나리라고 판단하기에는 이르지만 김정일이 통치하던 지난해까지만 해도 분명 퇴보하는 시스템이었다”며 “뭔가 새로운 것이 있을 것이라는 활기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담당 국장을 지낸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는 “배급제도가 붕괴됐기 때문”이라며 “북한의 식량부족 문제가 좀 나아지면 다시 예전처럼 바뀔 수 있다”고 회의적 시각을 보였다.

외국 정부 관료나 북한 학자들 중에서도 북한이 폭발적인 경제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예견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실제 북한 관영 매체도 지난 7월 “개혁이나 개방을 기대하는 것은 착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북한을 방문한 아시아의 한 정부 관리는 “북한에서 만난 몇몇 고위 관료들이 이전에는 한번도 언급하지 않았던 경제 정책, 경제 발전에 관한 일관된 메시지를 전했다”며 이전과는 다른 변화가 감지되고 있음을 털어놨다.

익명을 요구한 그는 “분명 그들은 ‘경제 개혁’이라는 용어는 사용하지 않았지만 그 관료들로부터 얻은 확실한 메시지는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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