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 ‘운석로또’? 1600만원에 팔았다”…헐값 매각 논란

“20억 ‘운석로또’? 1600만원에 팔았다”…헐값 매각 논란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0-11-20 15:30
수정 2020-11-20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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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중앙타파눌리군에 사는 조슈아 후타가룽(33)의 집에 떨어진 1.8㎏ 무게의 운석.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중앙타파눌리군에 사는 조슈아 후타가룽(33)의 집에 떨어진 1.8㎏ 무게의 운석.
살던 집 지붕을 뚫고 마당에 떨어진 운석의 가치가 우리 돈으로 20억원 가치에 이른 것으로 알려져 ‘운석 로또’를 맞은 것으로 보도됐던 인도네시아 남성이 실제로는 1600만원에 팔았다며 실망감을 나타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운석을 사간 운석 전문가는 ‘헐값 매각’ 논란에 휩싸였다.

20일 BBC인도네시아와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중앙타파눌리군에 사는 조슈아 후타가룽(33)은 최근 영국 매체들이 자신이 전문가에게 판매한 운석의 가치가 260억 루피아(약 20억원)에 이른다고 보도하자 깜짝 놀랐다.

후타가룽은 “운석이 처음에는 2.2㎏ 정도였으나 만지면서 부서져 1.8㎏을 발리에 사는 미국인 재러드 콜린스에게 2억 루피아(1600만원)에 팔았다”며 “만약 값어치가 진짜 260억 루피아 정도라면 내가 속은 것 같다. 정말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지난 8월 1일 오후 4시쯤 운석이 후타가룽이 사는 집의 양철 지붕을 뚫고 베란다 일부를 박살낸 뒤 집 앞마당 15㎝ 깊이의 땅 속에 박혔다.

관 짜는 일을 하고 있던 후타가룽은 “맑은 날이었는데 하늘에서 뭔가 날아오는 소리가 들리더니 집이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흔들렸다”며 “운석을 파내보니 여전히 따뜻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중앙타파눌리군에 사는 조슈아 후타가룽(33)의 집 지붕을 뚫고 떨어진 1.8㎏ 무게의 운석.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중앙타파눌리군에 사는 조슈아 후타가룽(33)의 집 지붕을 뚫고 떨어진 1.8㎏ 무게의 운석.
후타가룽의 집에 떨어진 운석은 조사 결과 45억 년 전 생성됐고, 태양계에서 가장 처음 만들어진 물질을 포함하는 ‘카보네이셔스 콘드라이트’(carbonaceous Chondrite)로 확인됐다.

후타가룽은 운석 사진과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렸고, 현지 매체들은 물론 운석을 보려는 사람들로 그의 집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운석을 사겠다는 이들도 앞다퉈 줄을 섰다.

후타가룽은 8월 17일 집으로 찾아온 운석 전문가 콜린스에게 운석을 팔았다.

그는 이후 언론 매체에 운석 가격에 대해 “후타가룽에게 30년치 월급을 지불했다”고 말했다.

이후 콜린스가 미국으로 보낸 운석은 인디애나폴리스의 운석 수집가 제이 피어텍의 손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더선, 데일리스타 등 영국 매체들은 이달 17일 후타가룽의 운석 기사를 보도하면서, 카보네이셔스 콘드라이트가 온라인사이트에서 1g당 1410만 루피아(112만원)에 거래되기에 1.8㎏이면 약 260억 루피아(20억원)의 가치를 가진다고 보도했다.
조슈아 후타가룽(왼쪽)의 집에 떨어진 운석을 구입해 미국 운석 수집가에게 넘긴 재러드 콜린스(오른쪽).
조슈아 후타가룽(왼쪽)의 집에 떨어진 운석을 구입해 미국 운석 수집가에게 넘긴 재러드 콜린스(오른쪽).
그러나 보도와 달리 후타가룽은 운석을 2억 루피아(1600만원)에 넘겼던 것이었다.

후타가룽은 해당 소식을 접한 뒤 실망감을 나타내며 “운석 판 돈을 가족과 보육원에 나눠주고, 예배당 만드는 일과 부모님 묘 손보는 일에 사용해 이미 모두 썼다”고 주장했다.

후타가룽은 운석 중 1.8㎏만 콜린스에게 팔고, 남은 부스러기 조각들은 친척들에게 나눠주고 자신은 5g을 기념으로 가졌다고 말했다.

운석을 100배 이상 싸게 샀다는 비난이 빗발치자 콜린스는 BBC인도네시아에 해명서를 보냈다.

콜린스는 “조슈아에게 지불한 돈은 2억 루피아가 아니며 260억 루피아 가치의 운석은 없다”며 “거래 가치는 조슈아와 미국의 구매자가 직접 소통해서 정했고, 나는 조슈아의 집까지 여행하고 시간을 쓴 데 대한 보상만 받았다”고 주장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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