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억원대 투자 유치한 ‘사우디 왕자’의 정체는

95억원대 투자 유치한 ‘사우디 왕자’의 정체는

최훈진 기자
입력 2019-06-02 18:58
수정 2019-06-02 18:5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사우디아라비아 왕자 ‘칼리드 알사우드’를 사칭해 투자자들로부터 800만 달러(약 95억 3200만원)가 넘는 금액을 유치한 40대 미국 남성이 사기 등 혐의로 18년형을 선고 받았다.

1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6살 때 콜롬비아에서 미시간주의 한 가정으로 입양된 앤서니 기그낵(48)은 1987년 캘리포니아주에서 칼리드 알사우드라는 사우디 왕자와 같은 이름의 신분증을 취득한 이후 각종 사기행각을 벌이다 2017년 미 연방검찰에 체포됐다. 기그낵이 사칭한 사우디의 칼리드(알파이살) 왕자는 79세로, 이슬람 성지인 메카의 주지사다.

미 마이애미 법원은 지난달 31일 그에게 18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기그낵은 존재하지도 않은 아일랜드의 제약회사와 몰타의 카지노 투자 명목 등으로 수십명의 투자자들로부터 800만 달러 이상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를 통해 모은 돈의 상당수는 호화 생활에 쓰였다.

기그낵은 그럴듯한 사우디 왕자 행세를 위해 롤렉스·카르티에 등 명품 브랜드 제품으로 치장하는 것은 물론 마이애미에 있는 자신의 펜트하우스 출입문에는 ‘술탄’이라고 적힌 벨을 달았다. 가짜 외교관 번호판을 단 페라리를 타고 다니며 백화점에서 수천 달러어치 쇼핑을 하기도 했다.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나의 아버지’라는 설명과 함께 사우디 왕족의 사진 등을 올리기도 했다.

기그낵의 사기 행각은 2017년 마이애미의 한 럭셔리 호텔 측에 4억 4400만 달러의 인수 제안을 했다가 들통이 났다. 호텔 측은 두바이 은행으로부터 6억 달러 대출을 약속받았다며 위조 서류를 제시한 그를 수상히 여겨 조사를 위해 보안회사를 고용했다. 호텔 측 조치로 수사에 나선 연방검찰이 그를 체포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설명절 임시공휴일 27일 or 31일
정부와 국민의힘은 설 연휴 전날인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기로 결정했다. “내수 경기 진작과 관광 활성화 등 긍정적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며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에 일부 반발이 제기됐다.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될 경우 많은 기혼 여성들의 명절 가사 노동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의견과 함께 내수진작을 위한 임시공휴일은 27일보타 31일이 더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있다. 설명절 임시공휴일 27일과 31일 여러분의…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적합하다.
31일이 임시공휴일로 적합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