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당국은 “사고” 폭발 원인 논란
일각 헤즈볼라·이스라엘 등 배후 지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답변을 하고 있다. AP통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대응 브리핑에서 “미국은 레바논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며 “그것(폭발 참사)은 끔찍한 공격인 것처럼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후 ‘사고가 아니라 공격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나는 일부 우리의 장성과 만났다. 그들이 그랬던 것(공격이었던 것)으로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것은 어떠한 종류의 폭탄이었다”고 답했다.
하지만 CNN은 3명의 국방 당국자에게 확인한 결과 ‘폭발이 아닌 공격이었다는 징후는 없었다’고 보도했다. 또 공격이라면 현지의 미군 병력 및 자산에 대해 부대 방호 강화가 자동적으로 이뤄지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고 전했다.
폭스뉴스는 이번 사고로 레바논에 본거지를 둔 헤즈볼라가 다시 주목을 받게 됐다고 분석했다. 2005년 라피크 하리리 전 레바논 총리를 살해한 헤즈볼라 대원 4명에 대한 유엔 레바논 특별재판소의 평결 시한이 오는 7일이라는 점에도 주목했다. 실제 이번 폭발은 하리리 전 총리 암살 사건이 발생했던 베이루트 지중해변 도로와 가까운 장소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현지 언론들은 그의 아들로 역시 총리를 지낸 사드 하리리는 무사하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국경 충돌을 벌인다는 점에서 이스라엘의 관여설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국방 당국자는 현지 언론 예루살렘포스트에 “헤즈볼라의 공격에 맞서기 위해 북부 국경지대에서 고도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번 폭발 사고와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2020-08-0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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