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지자들 백악관 앞 대규모 시위
“다시 싸우자” “도둑질 멈춰라” 등 소리쳐
“수천명 참석” 보도에 백악관은 “100만명”
美 전역 51곳서 집회… 일부는 총기 소지
불복 소송 잇단 기각에도 분열 계속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불복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인근에서 ‘트럼프·펜스 당장 나가’라고 쓰인 피켓을 든 반(反)트럼프 시위대와 트럼프 지지자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워싱턴 AFP 연합뉴스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이날 ‘백만 마가 행진’(Million MAGA March), ‘트럼프를 위한 행진’(the March for Trump), ‘도둑질을 멈춰라’(Stop the Steal) 등 여러 단체가 프리덤 플라자에서 집회를 열었다. MAGA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뜻한다. 참가자들은 “승리를 도둑맞았다”, “다시 싸우자”, “합법적 투표만 집계돼야 한다”고 외쳤으며, 집회 후 대법원 청사까지 2.4㎞를 행진하기도 했다. 조 바이든 당선인 승리를 가장 먼저 예측한 보수성향의 폭스뉴스에 대해 “꼴도 보기 싫다”(sucks)라거나, 바이든과 그의 아들 헌터에 대해서는 “감옥에 가둬라”는 구호도 터져 나왔다.
전날 트윗을 통해 이날 집회에 들르겠다던 트럼프 대통령은 오전 10시쯤 차를 타고 천천히 집회장소를 지나며 수백명의 시위대와 인사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자 지지자들은 “4년 더”라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길로 버지니아주 스털링 골프장에 간 뒤 오후 3시가 넘어 백악관에 복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수십만명의 사람들이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들은 부정부패 선거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썼고,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100만명 이상이 대통령을 위해 행진했다”는 트윗을 올렸다. 그러나 바이든을 지지하는 CNN과 워싱턴포스트 등은 참가자가 ‘수천명’이었다고 보도했다. 이날 시위에서 트럼프 지지자와 바이든 지지자 간 충돌이 벌어졌고, 경찰은 폭행 및 무기 소지 등의 혐의로 20명 이상을 체포했다.
14일(현지시간) 골프장에서 백악관으로 돌아오던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인근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워싱턴 로이터 연합뉴스
워싱턴 로이터 연합뉴스
하지만 불복 지지 시위에도 트럼프의 소송전엔 먹구름이 짙게 깔리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소재 연방항소법원이 선거일 이후 도착한 우편투표(9300표)의 개표를 막아 달라는 공화당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는 등 전날 하루에만 9건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불복 소송을 맡았던 로펌도 발을 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을 책임자로 임명했다. 이날은 애리조나·미시간·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 등 초접전으로 바이든 당선인이 승리한 4개 주의 공화당 주 의원들이 선거인단 선정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2020-11-16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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