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렝게티 평원에 방사하려던 검은코뿔소 이동 중 애꿎은 죽음

세렝게티 평원에 방사하려던 검은코뿔소 이동 중 애꿎은 죽음

임병선 기자
입력 2019-06-30 11:36
수정 2023-03-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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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세렝게티 평원을 자유롭게 뛰어다니며 왕성한 번식을 통해 개체수를 늘려줄 요량이었던 멸종위기종 검은코뿔소 ‘잠베지’가 목재 컨테이너에 갇혀 비행기에 실릴 준비를 하고 있다.  아스피날 재단 인스타그램 캡처
아프리카 세렝게티 평원을 자유롭게 뛰어다니며 왕성한 번식을 통해 개체수를 늘려줄 요량이었던 멸종위기종 검은코뿔소 ‘잠베지’가 목재 컨테이너에 갇혀 비행기에 실릴 준비를 하고 있다.
아스피날 재단 인스타그램 캡처
아스피날 재단 제공
아스피날 재단 제공
지상에 5600여 마리 밖에 남아 있지 않는 멸종위기종 검은코뿔소 한 마리가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세렝게티 평원에 방사될 목적으로 이동하던 중 세상을 뜨고 말았다. 섣부른 방사 계획이 오히려 죽음을 앞당긴 셈이다.

영국 켄트주 포트 림프네(Port Lympne) 야생동물원에서 태어나 열일곱 살이 된 암컷 잠베지가 영국 리드 공항을 출발해 탄자니아의 그루메티 자연보호구역으로 향하던 비행기 안에서 숨졌다고 포트 림프네 야생동물원을 운영하는 아스피날 재단이 밝혔다고 영국 BBC가 30일 전했다. 재단은 아직 사인을 밝혀내지 못했다며 정확히 조사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교훈으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이미 세 마리의 새끼를 낳았던 잠베지는 세렝게티 평원으로 옮겨져 활발한 번식을 통해 멸종위기에 몰린 이 종의 개체수를 늘리는 데 기여할 요량이었다. 포트 림프네를 떠날 때부터 직원이 따라붙었고, 아프리카에서는 수의사가 따라 붙었지만 죽음을 막지 못했다.

재단을 창립한 대미안 아스피날은 “충격을 받고 상심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이미 여덟 마리의 검은코뿔소를 조상들이 있었던 곳에 성공적으로 이주시켰다. 동물들은 사람들의 시설에 수용되선 안된다고 굳건히 믿고 있으며 우리의 장기 목표는 모든 동물원들이 진정한 보전 업무를 하는 것을 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단이 처음 잠베지를 리드 공항에서 비행기에 태워 보낸 뒤의 사진과 동영상을 올리자 한 팔로어는 “그가 고통스럽게 죽지 않았기를 바랄 뿐”이라고 적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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