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의 세포들’ 크리에이터 송재정 작가
국민 시트콤 ‘순풍 산부인과’부터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까지 집필한 송재정 작가는 “창의적인 작품은 의외로 책상에 붙어 앉아 열심히 반복적으로 쓰는데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스튜디오드래곤 제공
1990~2000년대 ‘국민 시트콤’들을 써낸 송재정 작가는 20년 전 작품이 인기인 데 대해 “너무 신기하다”는 반응이었다. 최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다시 시트콤을 찾는 걸 보면 시청자들이 20~30분 길이의 웃음을 주는 드라마를 원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순풍’ 광고 1개였는데...지금도 보신다니 신기”레전드 시트콤들을 쓴 송 작가는 “‘순풍 산부인과’도 한동안 광고가 1개밖에 안 붙을 정도로 관심을 못 받았다”고 돌이켰다. 그러나 캐릭터와 에피소들이 쌓이면서 1년이 지나자 ‘폭발’했다. 20년이 지난 최근까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나 유튜브에서 MZ세대를 사로잡고 있다.
코미디 프로그램 작가로 데뷔한 그는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2000~2002), ‘똑바로 살아라’(2002~2003), ‘거침없이 하이킥’(2006~2007) 등 스테디 셀러들을 써냈다. 이후 드라마에 매진해 ‘인현왕후의 남자’(2012),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2013),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2018~2019) 등을 집필했다.
“‘유미의 세포들’ 드라마화 만족···시트콤 갈증 해소”
‘유미의 세포들’의 드라마화를 기획한 송재정 작가는 “애니메이션과 실사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대본 작업에도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tvN 제공
신선한 심리 묘사에 끌려 전편을 순식간에 봤다는 송 작가는 “드라마는 각 회가 개별적으로 재밌으면서도 전체적으로 연결되도록 공을 들였다”고 했다. 시트콤처럼 한 에피소드를 20분 분량으로 썼고, 세포들의 코미디와 일상 이야기를 조화시켜 드라마의 매력도 잡았다. “이런 작품을 각색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힌 그는 “3D로 구현된 고퀄리티 애니메이션과 배우들의 연기에 작가로서도 깜짝 놀라며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순풍(사진)-웬만-똑살’로 이어지는 레전드 시트콤들은 최근 OTT에서도 꾸준한 인기작이다. 서울신문 DB
‘사랑의 불시착’의 박지은 작가, ‘한 번 다녀왔습니다’ 등을 쓴 양희승 작가 등 스타 작가들 중 시트콤 출신이 많다고 덧붙인 송 작가는 “매일 성실하게 고강도 노동을 소화한 창작자, 제작진의 누적된 힘이 요즘 더 빛을 보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대작이 쏟아지는 요즘, 이럴수록 노림수 대신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한다”는 것도 베테랑 작가의 조언이다.
“세계 주목 받는 한국 콘텐츠, 특유의 감성 덕분”
‘유미의 세포들’은 OTT인 티빙의 오리지널로 공개 중이다. 송 작가는 “새로운 플랫폼가 생기는 것은 작가도 다양한 포맷과 장르를 시도해 볼 수 있기 때문에 좋은 변화”이라고 덧붙였다. tvN 제공
‘유미의 세포들’로 ‘정화’를 했다는 그는 ‘피냄새 나는 장르물’을 후속작으로 작업에 들어간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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