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모노드라마 ‘콘트라바쓰’에 도전하는 배우 박상원
모노드라마 ‘콘트라바쓰’로 관객들을 만나는 배우 박상원은 “연습실과 무대에서 먹어야 하는 먼지와 흘려야 하는 땀의 총량을 채워야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다”고 학생들을 가르친다. 42년 차 배우이지만, 그는 오늘도 연습실에서 먼지를 마시고 땀을 흘린다.
박앤남 공연제작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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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남산예술센터에서 한참 연습 중 만난 그는 단발 곱슬머리에 뿔테 안경을 쓴 사뭇 낯선 얼굴이었다. 그러나 곧 특유의 미소와 목소리에 위안을 줬다. 박상원은 다음달 7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리는 연극 ‘콘트라바쓰’에서 콘트라베이스 연주자로 삶을 노래한다. ‘향수’, ‘좀머씨이야기’ 등으로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콘트라바스’가 원작이다. 당초 지난해 막을 올릴 예정이었다가 제작진이 한 번 바뀌고 대관이 늦어지며 준비기간이 길어졌다.
오케스트라에서 가장 낮은 음을 내는 악기인 콘트라베이스는 무대 가장 끄트머리 한쪽을 가만히 차지해 눈에 잘 띄지 않으면서도 결코 빠져선 안 되는 소중한 존재다. 아무도 바라봐주지 않는 악기처럼 연주자 자신도 무대 끝쪽에서 소외된 시선에 스스로를 가둬버린 채 외롭고 처절하게 간절한 사랑을 바란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과 오늘을 살아가는 수많은 소시민들의 이야기이기도 하죠. 남들 눈에선 소외됐을지언정 그렇다고 도태될 순 없는 거니까 스스로 희망을 잃지 말고, 내 삶에 가치를 두고 계속 도전해야 한다는 메시지예요.”
배우 박상원은 이번 무대에선 그동안의 단정한 이미지보다 좀 더 자유분방한 곱슬머리와 뿔테 안경을 쓴 콘트라베이스 연주자로 관객들을 만난다.
박앤남 공연제작소 제공
박앤남 공연제작소 제공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2020-10-2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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