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목, 경추는 5~7kg에 달하는 머리를 지탱해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충격이나 외부적 압력에 상당히 민감한데 여기에 무거운 카메라를 오래, 자주 걸고 다니는 것은 가뜩이나 무거운 머리를 지탱하느라 힘든 목에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이 되는 셈이다.
카메라의 무게는 ‘상상’ 이상으로 무겁다. 특히 렌즈를 갈아 끼울 수 있는 DSLR의 경우 본체와 렌즈를 모두 합치면 기본적으로 1kg은 훌쩍 넘어간다. 고사양의 렌즈일수록 그 크기와 무게는 배로 늘어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2kg에 가까운 ‘대포’급 무게를 자랑하기도 한다. 여기에 삼각대나 기타 렌즈 등을 같이 들고 다닐 경우 그 무게는 상상을 초월한다. 또 보통 카메라 가방은 한 쪽 어깨에 메기 때문에 어깨에도 상당한 무리가 따르게 되는데, 목과 어깨의 근육은 서로 연결되어 있어 목 역시도 상당한 이중고를 겪을 수 있다.
일반 디지털 카메라, 소위 ‘똑딱이’도 무시할 것은 못된다. 무게는 DSLR의 절반인 500~600g 내외지만 목에 계속 걸고 있을 경우 본인은 느끼지 못하더라도 목에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좋은 사진은 추억을 오랫동안 남겨주지만, 카메라를 오래 목에 걸고 다니는 습관은 목디스크가 발병하기 딱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주의하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척추전문의인 장형석 박사(장형석 한의원 척추관절센터 원장)는 “일단 무겁든 가볍든 카메라를 걸게 되면 목은 이 카메라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게 된다. 그래서 목 뒤쪽의 근육이 경직되는 것은 물론, 무게 탓에 앞쪽으로 쏠린 목은 특유의 ‘C’자 곡선을 잃은 채 일자로 쭉 뻗어버릴 확률이 높다. 일자목은 충격에 약해 쉽게 부상을 입을 수 있고, 디스크에 압박을 주는 등 목건강을 악화시키는 환경을 조성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카메라 같이 무거운 물건을 장시간 목에 거는 일은 피하는 것이 좋다. 어깨에 메거나 손에 들고 다니는 것이 목을 보호할 수 있는 한 방책이다. 이 때 어깨끈은 넓고 푹신한 쿠션감을 지닌 것으로 해야만 카메라 무게가 주는 힘을 잘 분산시킬 수 있다. 또 주기적으로 양 어깨에 번갈아 매주는 것이 목과 어깨 모두를 보호하는 길이 될 수 있다. 사진을 찍는 것이 직업이거나 주된 취미인 사람은 평소 목을 자주 풀어주는 동작이나 스트레칭, 목 근육을 강화시켜주는 운동을 통해 혹시 모를 부상의 위험을 막는 것이 좋다.
■도움말: 장형석 박사(장형석 한의원 척추관절센터 원장/전문의)
메디서울 김수철기자(webmaster@med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