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효표 판단시점 명시 안 돼 모두 무효 처리”…“사퇴한 후보 표 무효, 결선투표 취지 어긋나”

“무효표 판단시점 명시 안 돼 모두 무효 처리”…“사퇴한 후보 표 무효, 결선투표 취지 어긋나”

입력 2021-10-12 21:18
수정 2021-10-13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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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인들이 본 민주당 무효표 논란

한목소리로 “특별당규 모호”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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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강원 원주 오크밸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자 선출을 위한 강원 순회경선 합동연설회에서 후보자들이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김두관,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추미애 후보.  2021. 9. 12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12일 오후 강원 원주 오크밸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자 선출을 위한 강원 순회경선 합동연설회에서 후보자들이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김두관,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추미애 후보.
2021. 9. 12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더불어민주당을 흔들고 있는 ‘대선 경선 무효표 처리 논란’을 두고 법조계의 의견도 갈렸다. 법조인들은 특별당규 조항이 모호한 점을 고려하면 이재명 후보, 결선 투표제를 도입한 취지를 고려하면 이낙연 전 대표의 해석이 맞다고 판단했다.

12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낙연 캠프는 중도 사퇴한 정세균 전 총리와 김두관 의원의 표를 무효 처리해서는 안 된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당 지도부와 선거관리위원회 결정에 따라 두 후보의 표는 과반 여부를 계산하는 과정에서 제외됐고, 이 후보는 50.29%를 득표했다. 이 전 대표 측은 49.32%라고 주장한다.

문제가 되는 조항은 특별당규 제59조와 제60조다. 제59조는 ‘경선 과정에서 후보자가 사퇴할 때에는 해당 후보자에 대한 투표는 무효로 처리한다’고, 제60조는 ‘경선 투표에서 공표된 개표 결과를 단순 합산해 유효투표수의 과반수를 득표한 후보자를 당선인으로 결정한다’고 돼 있다.

전문가들은 59조는 무효로 처리하라는 의미가 분명한 반면 60조의 ‘공표된 개표 결과’와 ‘유효투표수’ 문구가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선거법 재판 경험이 있는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60조에 대한 해석은 엇갈리는 만큼 의미가 분명한 59조를 우선해 모두 무효표로 처리하는 것이 맞다”며 “사퇴 이전을 유효로 하고 사퇴 이후를 무효로 한다는 의미라면 조문을 그렇게 써야 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사퇴한 후보의 표를 무효로 해석할 경우 결선투표 도입 취지에 어긋난다는 반박도 있다. 하승수 변호사는 “결선투표제 도입 취지로 본다면 굳이 사퇴한 후보의 표를 무효표로 만들 필요가 있느냐고 생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선거법 전문가인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무효 처리를 소급 적용한다는 내용은 없지 않느냐”며 “분모에서 없애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법조인들은 특별당규의 모호성에 대해서는 입을 모아 지적했다. 한 변호사는 “이 전 대표가 억울하기는 하겠지만 뒤집힐 만한 이유는 아니다”라며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대표로 있을 때 조항을 명확히 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2021-10-1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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