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靑국가안보실장, 국회 운영위 국감서 밝혀
서훈 “시신 훼손 여부도 규명 남아”野 “왜 단정적으로 월북 발표했나” 묻자
서훈 “해경은 ‘잠정적’이라 표현했다”
신동근 “자진 월북자…논란 종지부 찍어야”
서해 북단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에서 피격돼 사망한 공무원 A(47)씨의 친형이 24일 동생이 남겨두고 간 공무원증 등을 근거로 월북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사진은 A씨의 공무원증. 2020.9.25
실종된 공무원 형 이모씨 제공
실종된 공무원 형 이모씨 제공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운영위원회의 청와대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경호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2020. 11. 4 오장환 기자5zzang@seoul.co.kr
“피격 경과·과정 좀 더 규명돼야”서 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피격 경과나 과정에 있어 조금 더 규명돼야 할 부분이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서 실장은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이 ‘월북을 한 것인지 조류에 떠밀려간 것인지는 아직 사실 관계를 규명해야 하는 것이냐’고 거듭 질문하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왜 해경에서는 월북이라고 단정적으로 표현했나’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직 해경에서 최종 발표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 ‘잠정적’이라고 표현을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서 실장은 사건 당시 ‘실종자가 북측 해역에서 북한 어선에 발견된 정황이 있다’는 보고를 접할 당시 월북 정황을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월북이라는 표현은 그때부터 저희가 알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해경은 지난 9월 29일 언론 브리핑에서 같은 달 21일 실종된 해수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어업지도원 A씨와 관련해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29일 오전 해양경찰청 회의실에서 윤성현 수사정보국장이 ‘서해 소연평도 피격 공무원 사건’ 관련 중간 수사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날 해경은 서해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군 총에 맞아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씨가 월북을 시도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수사 결과를 내놨다.
뉴스1
뉴스1
월북으로 판단” 발표윤성현 해경청 수사정보국장은 브리핑에서 국방부에서 확인한 첩보 자료와 해상 표류 예측 분석 결과 등을 토대로 “본청 수사관들이 국방부를 방문해 (첩보 자료를) 확인했다”며 “A씨는 북측 해역에서 발견될 당시 탈진한 상태로 부유물에 의지한 채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A씨만이 알 수 있는 이름, 나이, 고향 등 신상 정보를 북측이 소상히 파악하고 있었고 그가 월북 의사를 밝힌 정황 등도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해경 관계자는 “국방부 자료를 확인한 결과 해당 부유물은 사람 키의 절반에 가까운 1m 길이로 엉덩이를 걸칠 수 있고 상체를 누워서 발을 저을 수 있는 것(으로 추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국방부 자료를 통해 해당 부유물의 사진 등을 본 것은 아니라며 색깔이나 정확한 크기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공무원 유족 측은 해경의 월북 발표가 일방적이라며 반발, 수사 상황에 대한 정보공개를 요청했다.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운영위원회의 청와대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경호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2020. 11. 4 오장환 기자5zzang@seoul.co.kr
해경청에 항의문 전달하는 이래진씨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군에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형 이래진씨가 14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해양경찰청 앞에서 정보공개청구 신청서와 항의문을 해경에 전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0.10.14 연합뉴스
“해경서 공식 발표… 자진 월북자”앞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인 신동근 의원은 지난 9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피격된 공무원을 해경 발표를 언급하며 ‘자진 월북자’로 표현한 뒤 논란의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올렸다.
신 의원은 실종 공무원 A씨를 “북측으로 넘어간 자진 월북자”라고 표현, “(함정 파견이나 전투기 출동 주장은 A씨를) 잡기 위해 전쟁도 불사하는 무력 충돌을 감수했어야 한다는 무모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월북은 반(反)국가 중대 범죄”라면서 “계속 감행할 경우는 사살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신 의원은 “해경에서 귀순 의도를 갖고 월북한 것으로 공식 발표했다”면서 “실종자가 자진 월북한 것으로 판단해 발표한 것인만큼 논란의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월경을 해 우리의 주권이 미치는 범위를 넘어서면 달리 손 쓸 방도가 없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국제적인 상식”이라고 덧붙였다.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 8. 31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