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北달력에 낯선 ‘빨간날’ 또 등장

2월 北달력에 낯선 ‘빨간날’ 또 등장

입력 2012-02-03 00:00
수정 2012-02-03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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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사이트에 9일·23일 ‘국가기념일’ 표기

올해 북한 달력에 작년까지는 보이지 않던 국가기념일이 또 등장했다. 이번에는 이틀이나 된다.

이에 앞서 작년 12월 말에도 북한이 발행한 2012년도 달력에 이전까지는 ‘까만 날’이었던 4월4일(청명절)이 ‘빨간 날’로 표기돼 설왕설래를 초래한 바 있다.

연합뉴스가 3일 북한이 대외홍보용으로 운영하는 ‘내나라’ 홈페이지에 실린 2월 달력을 확인한 결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인 2월16일 외에도 9일, 23일이 모두 보라색에 가까운 빨간색으로 표시돼 있었다. 김 위원장 생일과 같은 색이다.

이 사이트는 빨간색 날짜를 별다른 설명없이 ‘국가적 기념일’이라고 표기해놨다.

김 위원장 생일은 작년까지도 국가기념일이었지만 9일, 23일은 그동안 존재하지 않던 국가기념일이다. 9일과 23일은 김 위원장 생일과 공교롭게도 전후 일주일 간격으로 떨어져 있다.

북한은 일요일 외에 설날 등 4대 민속명절과 김일성·김정일 생일, 5·1국제노동절 등 10대 국가명절을 달력에 빨간색으로 표시해왔을 뿐 2월9일과 2월23일을 빨간색으로 표시한 적은 한번도 없다.

이에 따라 탈북자들 사이에서도 새로 등장한 빨간날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이들은 우선 새 빨간 날들이 ‘임시기념일’일 가능성을 거론한다.

북한이 과거에도 김일성 주석이나 김 위원장 활동, 김 위원장 생모 김정숙 생일 등을 기념하기 위해 주민에게 예고없이 달력에 빨간 날을 추가한 적이 여러 번 있다는 점에서다.

예컨대 김 위원장이 당 중앙위원회에서 첫 업무를 시작한 6월19일도 처음에는 빨간색으로 표시됐다가 나중에 다시 까만색으로 바뀌었다.

이런 점에서 만약 9일과 23일이 새로운 국가기념일이라면 김 위원장이나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관련된 기념일일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는 김 위원장 사망에 따른 주민들의 불안감을 휴식으로 달래보려는 의도도 깔려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뒤따른다.

사이트 운영자의 단순실수일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내나라’ 사이트에서 달력이 수일간 수정되지 않고 있는 점으로 미뤄 단순실수로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반론도 있다.

더구나 북한이 작년 말 김 위원장이 사망한 뒤 올해 달력을 새로 발행했다는 얘기도 있어 ‘내나라’ 홈페이지에 실린 달력은 오히려 ‘최신 버전’일 가능성이 더 크다.

일각에서 9일이 북·러 친선조약이 재체결된 날이라는 점에서 이와 연관시켜보는 시각도 있지만 현재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원한 북·러 관계로 미뤄볼 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북한은 ‘내나라’ 사이트를 북한의 정치, 경제, 문화 등에 대해 정확하고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북한 최대의 인터넷사이트라고 설명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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