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접종 130만원 훌쩍… 학원비 10%이상↑
“기저귀값하고 분유값만 잡는다고 육아물가가 해결되는 건 아니죠.”16일 경기 성남시 분당에 사는 이모(31)씨는 아기를 낳고 나서 통장에 마이너스만 늘어난다고 헛웃음을 지었다. 이씨는 “아이들 예방접종비와 보육비 등이 많이 올라 생활이 상당히 쪼들리는 형편”이라며 “내년 1월까지 낸 육아휴직을 다 쓰지 않고 조만간 직장에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아기를 친정에 맡길 작정이다.
경기 광명에 사는 유모(33)씨는 “아이에게 좋은 것을 해주고 싶다는 욕심을 부리다 보면 적자 가계부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수입품의 경우 환율 탓인지 인상폭이 훨씬 크다.
예방접종 비용도 만만찮다. 법정 접종 외에 추가접종을 2개월, 4개월, 6개월에 세 가지를 맞히는데 한 번에 40만원 정도가 든다. 두 자녀를 둔 주부 강모(32)씨는 “첫째 아이를 맞혔을 때는 100만원 정도 들었다. 하지만 둘째 아이를 맞히는 데는 130만~140만원이 들 것 같다.”면서 “병원에서 백신이 새로 나와서 가격이 달라진 것이라고 말하는데 뭐가 달라진 것인지는 정말 모르겠다.”고 흥분했다. 서울의 한 소아과 의사는 “비슷비슷한 백신인 것은 맞다.”면서 “그러나 약 자체가 달라진 것이라서 약값이 올랐다고 이야기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백신이 다르다고 하지만 결국 접종비용 부담은 커진 것이다.
유아들의 학원비도 눈에 띄게 뛰었다. 유아 신체발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한 교육업체의 한 학기(12주, 주1회) 수업료는 33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0%가 인상된 값이다. 광진구 구의동에 사는 주부 김모(34)씨는 “둘째 아이는 첫째 아이 키울 때보다 돈이 20% 이상 드는 것 같다.”면서 “정부가 눈에 보이는 분유값 잡기뿐만 아니라 보육, 교육, 의료 등에서도 복지를 확대해 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2011-10-1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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