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수 동상이몽…복지부 “부족” 의협은 “과잉”

의사수 동상이몽…복지부 “부족” 의협은 “과잉”

입력 2012-09-04 00:00
수정 2012-09-04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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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 당국이 ‘의사 부족’을 경고하고 있지만 정작 의료계에서는 ‘의사 과잉’이라고 맞서 양 집단의 상황 인식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장학의사제 등을 통해 의사를 늘리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의료계의 반대에 부딪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3일 복지부가 의뢰해 연세대 의료·복지연구소가 수행한 ‘적정 의사인력 및 전문 분야별 전공의 수급추계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을 기준으로 국내 의사 수는 적정 수준에 비해 3만 4000~16만명 부족할 것으로 예상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과의 비교에서도 국내 의사 부족 문제는 두드러졌다. 34개국의 적정 임상의사(진료에 참여하는 의사) 수는 2011년 인구 1000명당 2.5명, 2020년 3.2명꼴이었으나 국내는 현재 2.0명에 불과했다.

의사의 절대수가 부족한 가운데 지역별 격차도 심각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2011년 국민보건의료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현재 전국 보건의료기관에서 활동하는 의사 8만 7395명 중 48.7%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었다. 반면 의사가 가장 적은 제주도의 경우 865명에 그쳤으며 울산 역시 1439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의사단체에서는 의사가 공급과잉 상태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가 복지부에 제출한 ‘2013학년도 의과대학 입학정원에 대한 의견’에 따르면 2000~2010년 인구가 7.5% 증가하는 동안 의사 수 증가율은 40%로 나타났다. 의대졸업생 수가 2006~2009년 인구 10만명당 0.6명이 늘어 다른 나라에 비해 증가속도가 빠르다고도 주장했다.

때문에 의사 수를 늘리려던 복지부의 계획은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정원 외 의대생을 추가로 뽑아 국가에서 학비를 지원하는 대신 5년 동안 의료취약지역에서 일하도록 하는 장학의사 제도 등 공중보건의 확충 방안을 내놓았지만 의협의 반대로 보류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적정 의사 수 논의는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각계 의견을 수렴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2012-09-0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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