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어주기·자격 논란’으로 10개월째 갈등…학생들만 피해
밀어주기와 지원자격 등의 논란으로 파행을 겪고 있는 서울대 성악과 신임교수 공채가 또다시 무산됐다.서울대는 2013학년도 2차 교수채용에서 음대가 최종 후보자로 추천한 성악과 A씨를 채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이에 따라 작년 초부터 성악과 신임교수를 채용하려던 서울대의 계획이 10개월째 표류하게 됐다.
학교 관계자는 “일반 학위와 체계가 다른 음악계의 특성과 임용 규정·공고 등을 종합 검토했지만 A씨가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서울대가 이같이 결정한 데에는 일부 교수들이 “A씨의 자격에 결격사유가 있다”고 강력 반발하는 상황에서 우선 부담스러운 결정을 피해가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논란은 작년 4월 1차 심사에서 지원자 7명 가운데 6명이 탈락하고 A씨가 단독 후보로 2차 심사에 올라가면서 불거졌다.
서울대는 A씨가 제출한 오페라 전문학교인 미국 필라델피아 AVA의 ‘아티스트 디플로마’(예술교육기관에서 교육과정 이수자에게 수여하는 증서)를 ‘박사학위에 상응하는 자격’으로 인정했다.
학교 측은 아티스트 디플로마를 학술학위의 박사에 상응하는 자격으로 인정한 규정을 근거로 들었지만, 일각에서는 “음악계에서 일반적으로 박사학위로 인정하지 않고 있고, 그런 관례도 없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A씨가 나온 AVA을 놓고도 ‘오페라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기관’이라는 평판과 ‘소규모 음악학원’에 불과하다는 견해가 맞서는 등 평가가 엇갈린다.
결국 서울대는 A씨의 임용을 보류했으나 2013학년도 2차 채용에 A씨가 다시 지원, 논란이 재연됐다.
여기에 현직 교수인 B씨가 A씨를 밀고 있다는 의혹까지 더해졌다.
번번이 채용이 무산되면서 피해는 학생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현재 성악과는 교수 정원 8명 중 3명의 자리가 비어 있다. 오는 28일 한 명이 정년퇴임을 하기 때문에 교수진은 절반으로 줄어든다.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논란은 외부로도 번졌다. 참여연대는 A씨의 지원자격 충족, 서울대의 인사처리 규정 준수 여부 등을 밝혀달라고 지난 21일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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