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노인 황혼 교제…경기 연천군 전국 첫 시도

혼자 사는 노인 황혼 교제…경기 연천군 전국 첫 시도

입력 2014-02-26 00:00
수정 2014-02-26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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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프러포즈’ 3∼11월 진행…성교육·데이트 등 프로그램 다채

혼자 사는 노인들의 황혼 교제를 위한 미팅 프로그램이 처음 마련됐다.

전형적인 농촌인 경기도 연천군이 독거노인 문제를 복지 차원으로 풀어보려는 전국 첫 시도로, 노인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묘안이 될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연천은 경기지역에서 2007년, 2012년 노인 자살률 1위를 했다.

연천군노인복지관은 독거노인들을 위한 중장기 미팅 프로그램인 ‘두번째 프러포즈’를 진행한다고 26일 밝혔다.

복지관의 홍윤숙 과장은 “(독거)노인 자살을 비롯해 늘어가는 노인 성범죄, 노인 성매매 등 점차 심각해지는 노인 문제에 대비하고자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노인복지관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혼자 사는 지역 노인 남녀 15명씩을 모집, 3∼11월 9개월 동안 프로그램을 공동 진행한다.

성교육과 데이트를 비롯해 ▲ 대인관계 지지 ▲ 정서적 지원 ▲ 성인식 개선 ▲ 공동체 문화 ▲ 종합평가의 5단계로 이뤄진다.

세부 내용을 보면 ‘웰 다잉’을 고민하는 1박 2일 캠프, 웃음치료와 미술치료, 1:1 맞선과 성박물관 나들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된다.

전문가에게 성 상담을 받는 시간과 성 인식과 관련한 교육, 성병 예방을 위한 특강도 마련된다.

지역 노인들의 반응은 뜨겁다.

접수 시한인 오는 3월 17일까지 3주가량 남았지만 이미 정원의 90%를 넘었다.

15년 전 사별했다는 윤모(66)씨는 “말동무라도 사귈 수 있다면 집에서 혼자 있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다”고 지원 동기를 밝혔다.

또 진모(72)씨는 “다른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 것이 걱정되기도 했지만 함께 여행을 가는 등 프로그램 내용이 기대된다”고 신청서에 써냈다.

현재 교제 중인 친구와 함께 참가하고 싶다며 신청한 할아버지와 할머니도 있었다.

연천지역은 2012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 인구 9천340명 중 독거노인 인구가 2천608명(28%)에 이른다.

2007년 지역 자살자 22명 가운데 60세 이상이 17명(77%), 2012년 19명 가운데 10명(53%)으로 당시 경기지역 노인 자살률 1위를 차지했다. 노인, 특히 독거노인 문제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심각한 지역사회 문제로 대두된 것이다.

연천군노인복지관 홍 과장은 “노인 이성교제를 위한 단체 프로그램을 민·관이 함께 하는 것은 전국 첫 사례”라며 “참가하는 노인들이 이성교제와 재혼에 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남은 생을 준비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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