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재난관리센터·초고층 호텔 공사장 시찰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이 최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서울시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재난 관리 정책에 대한 창조적 모방에 나섰다.박원순 시장은 27일(현지시간) 에릭 가세티(Eric Garcetti) LA시장 관저에서 도시안전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LA는 재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1980년 미국 지방정부로서는 처음으로 지진 등 재난을 통합 관리하는 통합재난관리기구를 구성했다. 시장 직속의 통합재난관리센터(EOC)도 운영 중이다.
두 시장은 안전정책을 공유하고, 국제회의를 열면 서로 참석하기로 뜻을 모았다. 방재 분야 정보를 공유하고 상대 도시가 주관하는 소방 훈련에 참여할 예정이다. 문화 관광시설 할인, 영화·스포츠 분야 협력도 논의했다.
최종 협약은 11월 가세티 시장이 서울을 방문하면 체결한다.
두 시장은 경기 불황 속 일자리 창출, 지역 경제 활성화, 세수 확보 등 공통 관심사에 대해서도 격의 없이 이야기를 나눴다.
박 시장은 이어 EOC를 시찰하며 골든타임 확보 전략과 재난안전 상시 관리 시스템, 재난지도 구축 기법을 듣고 서울시정에 접목할 방안을 구상했다.
박 시장은 “EOC는 비어 있다가 재난이 발생하면 소방, 경찰 등이 일시에 모이면서 체계적으로 가동된다”며 “세월호 참사에서도 알 수 있었듯 신속히 대응하려면 현장 관계자에게 권한을 주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앞서 대한항공이 짓는 LA시내 초고층 호텔(첨탑 포함 333층) 공사장도 둘러보고 시공사, 감리사, 인근 지하철 운영기관 관계자로부터 안전 대책을 들었다.
시공사 측은 감리와 별도로 LA시가 직접 공사장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있으며, 공사 중에도 연약지반은 계속 지질조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작은 문제라도 발견되면 공사는 바로 중단된다. 최근 20년 동안 LA시내에서 도로함몰 사고가 없었다고 시공사는 설명했다.
박 시장은 “123층의 제2롯데월드도 이 호텔 지반과 마찬가지로 연약지반인데 LA시의 사례를 보면 시가 직접 점검하고 보고를 받는 등 철저하게 안전관리를 하고 있어 본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오후에는 가세티 시장과 LA다저스 구장을 잠시 둘러봤다.
한편, 박 시장이 전날 LA에 도착하자 보수단체 관계자 10여 명은 박 시장의 방문을 반대한다며 공항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박 시장의 시민운동가 시절 이념적 발언과 취임 후 진보 성향 단체에 보조금을 지원한 것을 문제 삼았다. 동포와의 간담회에 자신들을 의도적으로 초청하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정치권이 갈등하니 사회도 분열된다”며 “사실이 아닌 말을 거르지 않고 퍼뜨리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서울시 측은 간담회 초청 대상은 총영사관에서 정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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