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지속가능 포럼 특별 대담
“좋은 기업에는 여성이 많고, 완벽한 기업에서는 남성과 여성이 조화롭게 일합니다.”반기문(오른쪽) 전 유엔 사무총장과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이 7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글로벌 지속가능 발전 포럼’에서 특별 대담을 하고 있다. 반 전 총장과 마 회장은 이날 청년과 여성에 대한 지원,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2030어젠다 등에 관해 토론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마 회장이 “저의 성공열쇠를 많은 분들께 말씀드린다. 알리바바는 직원 49%가 여성이고, 고위 경영진 37%가 여성이다”고 운을 떼자 장내에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그는 또 “우리가 사는 사회는 근력이 아닌 지혜로 싸우는 사회”라며 “여성 지도자들이 많아지면 더 좋은 세상이 될 것”이라고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제가 사무총장일 당시 유엔도 여성 리더를 선출할 때가 됐다는 메시지를 비공식적으로 보냈었지만 안타깝게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여성 유엔 사무총장이 나올 날도 곧 올 것”이라고 거들었다.
이들은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SDG·Sustainable Development Goal)를 위한 청년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마 회장은 “많은 기업이 희망이 없다고 말하는데 젊은이가 없어서 희망이 없는 것”이라며 청년 고용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청년은 미래를 바꿀 기술을 손에 쥐고 있다”며 “직원 평균연령이 33세인 알리바바도 더 많은 젊은이를 고용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SDG를 위한 기업의 역할도 강조됐다. 반 전 총장은 “효과적인 이타주의(Effective Altruism)는 자선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것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운동”이라며 “우리는 인류 역사상 빈곤을 완전히 퇴치할 수 있는 첫 세대”라고 말했다. 마 회장은 “기업적인 역량이 없다면 여기 이 물 한 병이 3달러가 아니라 30달러일 수도 있다”며 “SDG를 위해서는 자선가의 마음과 기업가의 재능이 함께 가야 한다”고 부연했다. 마 회장은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는 연세대 글로벌사회공헌원과 오스트리아 반기문세계시민센터가 공동 주최한 ‘제1회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의 일환으로 열렸다. 포럼은 기후변화, 건강, 교육, 기업윤리 등 지구촌의 다양한 문제를 토론하고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8일 열리는 둘째 날 행사에는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미로슬라프 라이착 유엔 총회 의장, 하인츠 피셔 전 오스트리아 대통령, 제프리 색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등이 참석한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2018-02-08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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