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하고 떠난 경찰관 유족 “아내 바람대로 새 생명 꽃 피길”

장기기증하고 떠난 경찰관 유족 “아내 바람대로 새 생명 꽃 피길”

오세진 기자
오세진 기자
입력 2020-10-22 20:54
수정 2020-10-23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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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숙 경사 음주운전 차에 치여 뇌사
3살 딸 남겨… 간부전 환자에게 새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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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이르자 장기를 기증한 홍성숙 경사의 초상화를 들고 있는 유가족들. 왼쪽부터 딸 유진양, 남편 안치영씨, 언니 홍귀옥·미영씨.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이르자 장기를 기증한 홍성숙 경사의 초상화를 들고 있는 유가족들. 왼쪽부터 딸 유진양, 남편 안치영씨, 언니 홍귀옥·미영씨.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이른 경찰관이 장기 기증으로 간부전 환자에게 새 삶을 선물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22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고 홍성숙(42) 경사의 유가족에게 공로장과 감사장을 전달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마지막까지 생명을 구하고 떠난 홍 경사의 뜻을 기리는 공로장과 감사장을 유가족에게 직접 전달했다. 경찰 출신인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홍 경사의 사진이 담긴 크리스털 패를 전했다.

홍 경사는 지난 8월 29일 귀가하던 중 음주운전 차량에 교통사고를 당해 뇌사 상태에 이르렀다. 슬픔과 절망 속에서도 유가족은 장기기증이라는 고귀한 선택을 했다. 고인의 남편 안치영(48)씨는 “아내와 세상을 떠나게 되면 장기기증을 하자고 얘기했었다”며 “그 순간이 이렇게 빨리 찾아올지는 생각도 못했지만 아내의 바람대로 누군가의 삶 속에서 생명이 꽃피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찰청과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지난달 29일 홍 경사의 사연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경찰청 내부망에 알렸다.

이 글에는 2주 만에 동료 경찰관들과 시민들의 애도 댓글 3000여개가 달렸다. 특히 홍 경사가 결혼 15년 만에 얻은 19개월 된 딸을 남겨둔 채 세상을 떠난 이야기가 전해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안씨는 “딸이 너무 어려서 엄마가 떠난 사실조차 모른다”면서 “딸이 크면 엄마가 장기기증을 통해 누군가의 삶 속에서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사실을 꼭 이야기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2020-10-23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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