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Health Issue] 거의 허물어진 심장이식 벽 ‘체중차이’

[Weekly Health Issue] 거의 허물어진 심장이식 벽 ‘체중차이’

입력 2012-08-20 00:00
수정 2012-08-20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적극적 사후치료… 이식심장 스스로 심박출량 조절 적응”

서동만 교수가 체중 52㎏인 뇌사자의 심장을 체중 12㎏의 3세 환아에게 성공적으로 이식한 것이 관심을 끈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큰 체중 차이를 극복했다는 점이 핵심이지만 뜯어 보면 여기에는 간단치 않은 문제가 담겨 있다.

먼저, 심장이식에 수반되는 혈관의 두께와 직경이 너무 차이가 난다는 점. 이 때문에 혈관 연결 자체가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었음을 추측하는 건 어렵지 않다. 자칫 큰 심장이 내뿜는 혈류를 작은 혈관이 감당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다른 문제는 체중 52㎏인 사람이 가졌던 심장이 세 살배기 몸 속에서 작동할 때 발생하는 혈액 박출량의 차이. 이 경우 심장은 몸이 필요로 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혈액을 내뿜어 혈관의 수용 능력을 크게 초과함으로써 위험 수준의 고혈압이 생기거나 뇌 혈류량 증가로 뇌부종이 발생해 심각한 혼수에 빠지기 쉽다. 서 교수는 “이런 문제는 대개 이식 후 수일 내에 발생하는데, 이때 적극적으로 혈압을 조절해 주면 이식한 심장이 스스로 심박출량을 조절하는 방향으로 적응을 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뿐이 아니다. 세 살난 환아의 좁은 흉강 속에 부피가 큰 심장을 집어넣을 경우 불가피하게 폐가 찌그러져 폐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 교수는 지금까지와 달리 따로 흉강을 넓히는 조치 없이 이식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심장을 이식한 환아는 좌심실형성부전이라는 선천성 복잡심기형을 가져 이미 다른 대학병원에서 네 번이나 수술을 받았고, 그럼에도 심기능이 회복되지 않아 인공심폐장치에 의존해 생명을 유지하고 있었다.

서 교수는 과도한 체중 차이에 따른 이 같은 난제를 극복하기 위해 철저하게 과학적이면서도 과감한 시도를 선택했다. 그는 “물론 좁은 흉강에 큰 심장을 심으면 초기에는 일정 부분 폐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면서 “그러나 이 경우 큰 심장이 환아의 몸이 맞게 점차 줄어드는 재형성 단계를 거쳐 일정 기간 후에는 정상에 이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이식수술 성공으로 이제는 체중 차이로 인한 심장이식의 벽을 거의 허물었다.”고 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2012-08-20 2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설명절 임시공휴일 27일 or 31일
정부와 국민의힘은 설 연휴 전날인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기로 결정했다. “내수 경기 진작과 관광 활성화 등 긍정적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며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에 일부 반발이 제기됐다.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될 경우 많은 기혼 여성들의 명절 가사 노동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의견과 함께 내수진작을 위한 임시공휴일은 27일보타 31일이 더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있다. 설명절 임시공휴일 27일과 31일 여러분의…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적합하다.
31일이 임시공휴일로 적합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