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대만, 아이티 지진으로 ‘외교전’ 재개

中-대만, 아이티 지진으로 ‘외교전’ 재개

입력 2010-01-25 00:00
수정 2010-01-25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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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미수교국 아이티에 구호물자 추가지원…대만, 마잉주 총통이 직접 구호물자 전달

중국과 대만이 아이티 지진을 계기로 경쟁적으로 희생자 구조와 구호에 나서며 ‘외교전’을 재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은 25일 오후 아이티와 인접한 온두라스와 도미니카 순방을 위해 출국, 양안외교전 재개에 불을 지필 것이라는 관측이다.

 마 총통의 이번 순방은 미국의 대만 항공기 자국 영토 착륙 허용에 대한 중국의 불만과 아이티 지진 구호를 위한 양안간 경쟁의 함의를 담고 있어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마 총통은 이번 순방중 아이티에 전달할 지진 구호물자 7t을 수송하기 위해 국적 항공사인 중화항공(中華航空)을 전세냈는데 문제는 미국이 이 여객기가 급유를 위해 샌프란스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에 기착하도록 허용한 데 있다.

 대만은 앞서 아이티 지진 구호를 명문으로 내세워 자국 C-130 수송기가 미국령 괌과 하와이, 그리고 미국 서해안의 공군기지에 각각 기착, 급유 등을 받은 뒤 지난 22일 아이티에 도착하는 성과를 이뤘다.

 대만 공군기가 미국 영토에 착륙한 것은 양측이 1979년 단교 후 31년만에 처음이다.

 마자오쉬(馬朝旭)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대만 수송기의 미 영토 착륙설이 나도는 데 대해 “우리는 어떠한 국가라도 대만과 관변 접촉을 가지는 것을 반대한다”고 말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중국은 그러나 마잉주 총통이 타는 여객기의 미국 기착 허용에 대해선 아직 아무런 논평이 없다.

 마잉주 총통은 도미니카에 구호물자를 내리고 육로로 아이티에 수송할 계획이다. 대만은 아이티에 이미 500만달러 상당의 구호품을 보낸 데 이어 이번에 7t의 물품을 추가로 보내 중국과 치열한 구호 경쟁을 벌이는 양상이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24일 성명을 통해 중국이 1천800만위안(30억원) 상당의 구호물자를 추가 지원키로 했다면서 이로써 중국이 지원한 인도적 구호물자 규모는 4천800만위안(80억원)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이날 오후 40명으로 구성된 의료지원팀과 구조대가 의약품과 위생 및 의료장비, 텐트 등 구호물자 20t 상당을 특별 전세기에 싣고 베이징 서우두(首都)공항을 출발했다고 밝혔다.

 양안의 구조·구호 활동은 물론, 인도주의 정신에 입각한 것이지만 그 이면에는 아이티와 수교를 둘러싼 외교전의 성격도 짙게 깔려 있다고 베이징의 외교소식통들이 분석했다. 중국은 이번에 적극적인 지진 구조·구호와 유엔평화유지 활동을 계기로 미수교국인 아이티와 외교관계 수립을 위해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관측된다는 것이다.

 반면 대만은 23개국에 불과한 수교국의 하나인 아이티와의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가능하면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이 아이티를 방문할 계획까지 세우는 등 중국의 전면 공세에 대비, 필사적인 수비에 들어갔다는 게 외교소식통들의 분석이다.

 중국과 대만은 2008년 5월 마잉주 총통의 취임을 계기로 ‘외교 휴전’에 들어가며 양안 관계 발전에 주력해왔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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