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판결’로 끝난 구카이라이 재판

‘정치적 판결’로 끝난 구카이라이 재판

입력 2012-08-20 00:00
수정 2012-08-20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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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라이 파문 봉합..18차 당대회 전력 의중

‘세기의 재판’이라 불릴 만큼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었던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서기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에 대한 재판이 20일 사형유예 선고로 사실상 막을 내렸다.

사안의 성격상 구카이라이가 상소를 제기할 가능성이 적어 최종심인 2심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중국 안팎에서는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를 독살한 혐의로 기소된 구카이라이에게 사형 대신 사형유예가 선고된 것을 두고 최고 지도부의 합의 결과가 반영된 ‘정치적 판결’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살인범에게 사형 선고가 내려지는 게 일반적인 중국에서 구카이라이가 사형을 면한 것은 분명한 ‘선처’이자 정상 궤도를 벗어난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판결의 근저에 정치적 변수가 작용했음은 물론이다. 애초부터 구카이라이 재판은 단순한 형사 재판이 아닌 보시라이의 처리 방향을 둘러싼 전초전으로 주목받았다.

재판 진행 상황에 따라 한때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을 진출을 노리던 태자당(太子黨)의 유력주자 보시라이에 대한 단죄의 성격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데, 이 경우 정치적 파장이 커질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실제로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시 공안국장의 미국 총영사관 피신사건으로 보시라이·구카이라이 파동이 터져 나오면서 1989년 톈안먼 사태 이후 최대의 정치적 풍파가 몰려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그러나 구카이라이 재판에서 보시라이와는 무관한 살인죄만 심리 대상에 오름으로써 중국 지도부는 보시라이 처벌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차기 수뇌부 구성이 이뤄질 18차 당 전국대표대회(18차 당대회)를 앞둔 중국 지도부로서는 ‘법률의 존엄’ 대신 ‘정치적 안정’을 택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열린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서 현 지도부가 구카이라이 사건 해결 방향을 놓고 ‘대타협’을 도출했을 가능성에 주목한다.

이 경우 보시라이는 결국 부정축재 혐의에 대해서는 면죄부를 받고 기율 위반에 따른 당내 처분을 받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베이징시 공안국은 지난 15일 18차 당대회의 안전을 책임질 임시 특별 기구인 ‘안전보호감독보장 지휘부’를 출범시켰다.

올 ‘하반기’로 예고된 18차 당대회 개최를 위한 준비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홍콩 명보(明報)는 전날 베이징 소식통을 인용, 18차 당대회가 9월 20일∼25일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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